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두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다. 똑같은 크기의 밭을 가는데 한 농부는 ‘벌써 반이나 갈았네’ 하며 밭일에 속도를 붙였고, 다른 농부는 ‘이제 반밖에 못 갈았네’ 하며 푸념했다.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두 농부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벌써 반이나 갈았네’ 하며 신바람 나게 일했던 농부는 하루 만에 밭을 모두 갈았지만 ‘반 밖에 못 갈았네’ 하고 푸념했던 농부는 일을 다 마치지 못해 내일도 밭을 갈러 나가야 했다.

똑같이 밭 갈기를 했는데 결과에 차이가 났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했느냐 아니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했느냐의 차이다.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가 소풍을 나온 유치원 아이들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은 모처럼 공원에 나와 기분이 좋은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보통 이런 모습을 보면 “공원에서 뛰어다니면 안돼, 소리질러도 안돼” 하며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게 된다. 그런데 아이들을 통솔하던 유치원 교사는 “여러분 공원에 오니 신이 나지요.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구경을 하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과 손을 잡고 선생님을 따라오면 더 많은 것을 다같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하며 질서정연하게 줄을 세우기 시작했다.

우리는 보통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일러주는 것들이 참 많다. “뛰면 안돼” “낙서하지마” “위험하니까 만지지마” 등등.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금지형 말들 역시 부정적인 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이 잘못된 일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또는 다치지 않도록 주위를 주기 위해 아무렇지 않게 이러한 말들을 많이 쓰고 있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돼” “하지마” 등의 금지형 말들을 듣는 아이보다 “그거 안 하면 참 좋을 텐데” “벽에 낙서하는 대신 엄마랑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건 어떨까?”라는 말을 듣는 아이가 언어와 지능발달이 더 우수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되어 자신이 쓰는 말 역시 부정적인 내용보다는 긍정적인 내용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10개 중에 8개나 맞았네, 정말 잘했어” 하고 칭찬을 받는 아이와 “10개 중에 2개나 틀렸네, 넌 왜 100점을 못 맞아 오니?” 하며 꾸중을 듣는 아이 중 공부에 흥미를 느껴 더 열심히 공부할 아이가 누구일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특히 직장 내 분위기를 바꾸고 업무성과를 지금보다 더 많이 내고 싶다면 나부터 긍정의 말을 생활화 하자. 직장상사가 일주일 안에 신상품 기획안을 작성해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가정해 보자. A과장은 “아니 부장님, 신상품을 기획하려면 시장조사도 해야 하고 또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도 파악해야 하는데 어떻게 일주일 안에 기획안을 작성해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할 수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반면 B과장은 “시장조사나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정말 촉박한데 우선 기존 자료를 토대로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해보지도 않고 못하겠다고 말하는 A과장보다는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말하는 B과장이 더 우수하고 능력 있는 직원일거라 느껴질 것이다. 반대로 “직장연차가 얼만데 보고서 작성을 이렇게 밖에 못하나”보다는 “보고서를 이렇게 수정해 다시 가져오면 이해하기가 더 수월할 것 같은데” 하고 말하는 상사가 부하직원의 신뢰를 얻으며, 인기 있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말 중에 긍정적인 말은 얼마나 되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긍정의 말은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주며, 나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즐겁게 만들다. 그것이 긍정의 말을 생활화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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