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동성당 전격 방문 “돈보다 사람 중심으로 한 정책 펼쳐야”

▲19일 가좌동성당을 방문한 정진석 추기경(가운데)이 홍성남 신부(오른쪽)와 함께 성당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이 19일 도심재개발 사업으로 강제철거 위기에 몰린 가좌동성당(주임 홍성남 신부)을 전격 방문했다.

견진성사나 성전봉헌 등을 위해 교구장 주교가 본당을 방문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만 이날 정진석 추기경의 가좌동성당 방문은 이례적인 일이다.

가재울 뉴타운 4구역 한가운데 자리한 가좌동성당에서 주일미사를 접전한 정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이번 정책에 쓴 소리로 일침을 가했다.

정 추기경은 “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세입자와 서민의 처지를 도외시한다면 그 정책은 보완돼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다는 재개발 사업이 복지는커녕 추가 부담금으로 인해 원주민 70% 이상이 타 지역으로 쫓겨나고 있는 현실도 꼬집었다.

그는 “재개발 정책이 진정 서민들을 위한 정책인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서민에게 혜택을 줄 거라는 뉴타운 재개발이 오히려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라면 이런 정책은 분명히 변해야 하고 보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돈이 최고의 가치이고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물질주의는 현대사회의 더 큰 문제”라며 “자신에게만 피해가 없으면 이웃, 특히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 극도의 이기주의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가재울 뉴타운 4구역은 가좌동성당이 위치한 곳으로 남가좌동 일대 28만여㎡에 초고층 아파트 63개동 4047 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재개발 예정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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