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탈퇴는 노동운동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란 제목의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KT노동조합의 민주노총 탈퇴가 확정되면서 양방 간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KT노조는 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모든 지부에서 민주노총 탈퇴 건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자 2만 7018명 가운데 2만 5647명이 찬성해 민주노총 탈퇴가 확정됐다.

KT노조는 발표문에서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겸비한 새로운 노동운동을 바라는 전체 조합원들의 결단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를 뛰어넘어 상생과 연대의 노동운동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을 뛰어넘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선포한 만큼 지금부터가 진짜 도전”이라고 말했다.

KT노조는 당면 문제인 3만 조합원의 고용안정 사수와 네트워크 분리와 같은 구조조정 시도에 명운을 걸고 막아낼 것이며 향후 특정세력에 기대지 않고 자체의 힘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노총은 KT노조 탈퇴 건에 대해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KT 노동자들이 전적으로 결정해야 할 자주적인 사항”이라며 투표결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KT 내부에서 이번 탈퇴 배경에 KT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될 네트워크 분리를 앞두고 내부의 반발과 연대를 끊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민주노총을 흔들려는 의도를 가진 일부 보수 세력의 개입 의혹, 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버리고 조합원의 실리만을 추구하는 노선에 대한 문제제기도 거세다”며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이런 의혹과 궤를 같이 한다면 이는 명백히 민주노동운동에 대한 도전이다”고 평했다.

민노총은 덧붙여 “자주성과 민주성이 통제된 채 진행된 투표라면 노조의 정상적인 의사결정과정으로 보기 어렵다”며 “앞서 제기된 우려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전 조직적인 KT 불매 운동과 부당노동행위 법적 대응 등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의 이 같은 의혹제기에 KT노조는 자신들의 뜻에 따라 민노총을 탈퇴한 것이지 사측의 지배개입이나 외압이 없었다며 더 이상의 음해나 왜곡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일각에선 이번 KT노조의 민노총 탈퇴를 두고 민노총의 위상 급락과 민노총 산하 IT연맹조합이 사실상 와해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IT연맹 조합원 3만 2천여 명 가운데 2만 9천여 명이 KT소속인데 KT자회사의 연속 탈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노총은 “KT노조 탈퇴로 민노총이 조직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은 전망이기보다 희망에 가까운 내용이다”며 “80만 노조원 가운데 3만 명 탈퇴한 것이며 몇몇 노조의 탈퇴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KT노조와 민노총의 양방 간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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