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진 호산병원 원장 

 

겨울은 임신부에게 힘든 계절이다. 감기약도 먹을 수 없고, 실내 생활로 인해 최소한의 운동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각별한 건강관리가 요구되는 임신부들은 겨울철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보온 및 균형 잡힌 영양섭취 및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임신 시에는 복부 및 가슴둘레가 커져서 체표면적이 넓어지고 피부도 얇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온도 변화에 민감해지므로, 온도 변화를 가능한 한 적게 할 수 있도록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실내에서도 양말 신기, 내복 등 가벼운 옷을 여러 겹 입기 등을 생활화하며, 외출은 가급적 삼간다. 넘어지거나 배를 부딪쳤을 경우, 태반 조기박리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피치 못할 외출 시 귀가한 뒤에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0도 정도의 물에 발을 담그고 발바닥과 종아리를 가볍게 주물러서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족욕과 안마는 다리의 부기와 피로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거나 찜질하는 것은 자궁과 태아에 좋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전기담요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제품에 한해서 이용하며, 실내에서 온풍기를 사용할 때는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활동량이 줄어들어 몸무게가 지나치게 늘면 임신성 당뇨와 고혈압의 위험이 발생하여 산모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금씩 자주 먹는 식습관을 기르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한다.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D와 칼슘은 임산부 전용 비타민제 섭취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태아가 건강하게 자라는 경우 1주일에 3~4회 정도 실내에서 걷기 등의 가벼운 실내운동도 빠뜨리지 않는다. 운동 전후에 충분한 수분 섭취는 필수이다.

임신 중에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렸을 때는 특별한 치료보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쉬는 것이 좋다. 고열이나 두통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담당의와 상담 후 약을 처방받도록 한다. 임신 초기에 38도 이상의 고열은 무뇌아와 같은 신경관 결손증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고 이후에도 태아 신경계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이라도 시기별로 사용 가능한 약이 있으며 정확한 용법, 용량을 지키면 태아와 임신부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임신 중이나 모유 수유 중에도 독감 백신 접종이 가능한데, 접종 후 2주 정도가 지나야 면역력이 생기므로 임신 14~15주가 지난 후에 맞는 것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 저항력을 기르고 예방하는 것이다. 비타민 C, 구연산이 풍부한 과일, 주스 등과 수분, 야채 및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물론 자주 손 씻기, 양치질 등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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