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위험이 카드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3일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0~24일 16개 국내은행 여신 책임자를 면담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제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4p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2~3분기 카드사태 당시 44p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당시 25p보다 더 높다.

국내은행의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1/4분기(9p) 이후 2분기 22p로 급증했다. 이후 3분기 28p, 4분기 31p로 지속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상종하는 가운데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용위험지수도 크게 악화됐다.

대기업의 1/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13p로 직전분기보다 4p 높아졌고 중소기업도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34p를 기록했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경우 내수부진 등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 건설·부동산·임대업 등 취약업종의 신규부실 발생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기업도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 등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출수요도 증가세가 다소 확대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은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의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가계주택자금 수요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유동화조건부 적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겠으나, 일반자금은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라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다소 신중한 모습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업황 부진에 따라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확대 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은행들이 내실경영을 위한 리스크 관리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에 대해서도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신용위험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태도를 다소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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