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마을 해남에서 남도 뱃길 따라 1시간여 가다보면 보길도라는 아름다운 섬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은 조선중기 문인이자 정치가로 유명한 고산(孤山) 윤선도가 정치와 세상을 뒤로하고 보길도 부용동에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한 곳으로 유명하다.

정치적 암흑기라 불리던 조선 중기, 당파와 당쟁으로 인해 부패와 타락이 만연했고, 또 당시 남인의 수장으로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당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던 고산은 그 실망감에 낙향해 자연과 벗하며 못다 이룬 정치적 꿈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며 이상세계를 만들어 갔다. 그런 그의 고독하고 고매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 시절엔 그처럼 피할 곳이 있었고 피할 여지가 남아 있었겠지만, 오늘날은 그렇지를 못하다는 시대적 현실을 공유하고 싶다. 그 시절 고산은 혼자만의 낙원, 모형의 낙원을 건설했지만, 오늘날은 참형상의 낙원을 이 땅 가운데 건설해야 하는 시대적 숙명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 세상이 혼탁해지고 거짓이 주인 노릇하는 이 세상과의 싸움에서 배수진(背水陣)을 치고 한 치의 양보도 물러설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할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13년 올해를 소망하기를 굳이 사자성어로 표현해 보자면, ‘除舊布新(제구포신)’이라고들 한다. 즉, 묵은 것, 지난 것, 낡은 것, 구태한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세계를 또는 새 세계가 열렸음을 온 세상에 알려야 하는 절대적 명령이 우리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고산(孤山)은 지난날 고산과 사뭇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는 이유다.

제구포신은 바로 그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서 떠나지 않고 어느 한 때와 시기를 알려온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의미인 것이다. 송구(送舊) 즉, 보내야 할 묵은 것은 뭔가. 편견과 편파요 그로 인해 나타나는 다툼과 분쟁이며, 거짓과 왜곡으로 움켜쥔 힘과 권력이 지배하던 세태인 것이다. 그렇다면 맞이하고 알려야 할 영신(迎新) 즉, 새로운 것은 뭔가. 그것은 위력이 아닌 진리와 정의의 문화로 꽃피워지고 창조되는 새로운 세계 곧 평화의 세계다.

이제 이 평화의 씨는 이 땅에 떨어졌다. 다만 가꾸어 만들어가야 하는 일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바로 이를 온 세상에 알려 동참케 하고 협조하고 협력하게 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인류는 평화를 위해 노력해 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평화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희생해온 대가로 노벨평화상 등 평화 구현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평화는 길고도 요원하기만 할 뿐이다. 왜일까. 우리는 생각하고 고민해 봐야 한다. 그래야만 답을 찾을 수 있다. 해답 없이 언제까지 습관적 요식행위처럼 보이기식의 평화만 외칠 것인가.

이제 그때를 맞아 답을 찾을 수 있게 됐으니 참으로 기쁘지 아니한가. 그것은 우선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재료가 없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발견했다는 사실부터다. 다음으로 그 재료를 찾았으니 모두가 인정하고 참여함으로써 인류의 평화는 그저 요원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평화구현의 재료, 그것은 바로 종교다. 나아가 종교문화인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늘문화’라 일컫는다. 종교(宗敎)는 ‘하늘의 것을 보고, 그 본 것을 가르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하늘의 것을 가르치는 것을 종교라 한다. 이 종교를 위해 기록된 글이 성서에 기록된 말씀이라 한다면, 그 글은 막연한 말씀이요 글이 아닌 장차 이룰 예언이요, 그 예언이 이루어진 것이 바로 나타난 실체요 실상이 되는 것이며, 한마디로 글(文)이 실상(실체)으로 화(化)했으니 곧 문화(文化)요 ‘하늘문화’가 되는 것이다. 바로 이 하늘문화가 평화의 재료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잠실벌에서 열린 ‘신천지 평화광복 하늘문화예술체전’에서 인종도 국경도 종교도 구분 없이 또 높고 낮음 없이 온 지구촌이 하나 되고 가족 되어 온 세상을 향해 던진 성화의 불과 평화의 노래는 그야말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재료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화의 불은 온 지구촌 개인의 마음에 지금 뜨겁게 전해지고 있음이 또한 그 증거다.

그 후 이 나라는 물론 세계의 화두는 ‘평화’가 됐다. 흩어져 있기만 하던 평화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요식행위가 아닌 실질적 평화지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 일선엔 인류평화의 전도자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뛰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유럽과 미주지역 순방에 이어 지난 9월 ‘세계평화광복 하늘문화예술체전’ 후, 열사의 땅인 에디오피아와 남아공 등을 또다시 찾아, 그곳 대통령들과 종교지도자 및 신앙인 그리고 평화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나며 평화의 재료인 ‘하늘문화’로 인류평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며 호소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다툼과 분쟁은 그만하고 평화의 대업에 참여하는 이 시대의 현자(賢者)가 될 것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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