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도래
3년 새 국민 절반 스마트화
중독·범죄 등 문제 심각해

어떻게 해야 하나
스마트TV 등 더 다양해져
쓰려는 용도 분명히 해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스마트폰 없으면 고립이죠.”

문모(21, 여, 전주시 평화동) 씨는 애플 아이폰3GS를 출시 1년 후 구입했다. 그러나 사용한지 1년 만에 고장이 나면서 다시 피처폰으로 바꿨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을 몇 가지만 사용했던 문 씨는 피처폰 생활도 곧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편함은 사소한 곳에서 찾아왔다.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검색을 할 수 없었고, 버스를 기다릴 경우나 길을 찾을 때 사용했던 앱이 없어 이곳저곳을 헤맸다.

사람들의 시선도 문 씨의 불편에 한몫을 했다. 문 씨의 사정을 모르는 지인들은 문 씨에게 “아직도 피처폰을 쓰네”라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문제는 요금이었다. 카카오톡 등 SNS나 iMessage를 주로 이용하던 문 씨는 대신 문자나 전화를 많이 사용했고, 이에 전화요금은 배로 뛰었다. 피처폰 생활 1년 째, 지난해 12월 7일 문 씨는 아이폰5를 구매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이렇게 바꿔놓을지. 2009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KT 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6월 55만 명에 불과하던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지난해 9월 말 3087만여 명으로 늘었다. 약 3년만에 60배 성장한 것이다.

스마트 혁명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우리의 생활상도 달라졌다. 한마디로 빠르고, 편리해졌다. 그러나 중독과 범죄 등이 발생하면서, 스마트폰 찬양론에 대한 반발도 생겨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기기들이 정말 우리의 삶을 ‘스마트’하게 해주는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손안의 PC인가 마약인가

빠른 속도로 스마트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동시에 스마트폰의 폐해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가장 많은 피해사례로는 ‘스마트폰 중독’을 들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2011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0∼49세 스마트폰 이용자 8.4%가 스마트폰 중독 상태에 놓였다. 이는 인터넷 중독률(7.7%)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모바일 메신저와 SNS가 핵심적, 일상적 소통의 도구로 자리하면서 스마트폰 중독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청소년 중독률은 11.4%로 성인(7.9%)보다 높다.

한국온라인게임중독예방연구소 유우경 박사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스마트폰에서 느끼기 때문”이라며 “또한 내 글이나 사진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 이루어지고, 그러한 재미 속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절도·성매매·보조금 사기… 범죄도 더 ‘똑똑’해졌다

기기의 발전에 따라 범죄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절도 범죄는 심각한 편이
다. 스마트 기기 중 가장 작은 스마트폰부터가 1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범인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것. 이에 지난해 12월 경찰은 스마트폰 절도 전담팀을 신설하기까지 했다.

실업자나 돈이 급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구직과 대출을 미끼로 한 스마트폰 관련사기, 보조금과 단말기 값을 노린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채팅 앱 등은 이미 성범죄의 온상이 된 지 오래다. 신상정보를 등록하지 않는 일부 채팅 앱은 서로의 신분을 노출하지않기 때문에 가해자 추적도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문제가 심각해지자 음란물을 차단시키는 ‘스마트보안관’ 등의 범죄 예방 앱도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기기 정보격차, 세대갈등 만들 수도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정보격차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모바일 디바이드(Mobile Divide)’라고도 불리며, 새로운 사회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초기 스마트폰 보유 여부에 따른 정보격차인 ‘모바일 디바이드’는 약화되고 대신 스마트폰 이용자 내부의 질적 활용에 따른 ‘스마트폰 디바이드’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 등은 KT 경제경영연구소와 함께 작성한 ‘스마트폰 시대의 모바일 디바이드’에서 “스마트폰 디바이드는 기기의 보유 여부로 결정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어떻게 이용하는가와 맞물린 복잡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방송통신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스마트 기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스마트 미디어 활용교육’을 무료로 실시하는등 정보 활용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스마트TV 보급 시작… 진짜‘ 스마트’ 사용자 되려면?

이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스마트TV·스마트카 등 새롭게 출현하는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구매, 이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기고 공유하고 싶어 한다.

이 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많은 것은 스마트TV. 스마트TV는 기존 디지털TV에 스마트폰과 같은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실시간 방송과 주문형 비디오(VOD), 게임, 검색, 날씨 등 다양한 웹 및 앱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이 TV에 들어온 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스마트TV 판매는 전체 TV 수요의 50%인 131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기기 전반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의 부작용을 답습하지 않기 위한 사용자의 자세가 요구된다.

스마트TV만 해도 아직 보급화되지 않아 이렇다 할 사례는 없으나 인터넷을 하는 동시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TV 중독 등의 문제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본인이 스마트 기기를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목적과 규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변의 피드백도 중독 등의 폐해를 막는 하나의 방어책이 될 수 있다. 유 교수는 “이미 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네가 지금 이 기기를 몇 시간 동안 이용하고 있는데, 할 일은 다 했니?’ 등 지인들의 경고가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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