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4강 대북관계 새판짜기 ⓒ천지일보(뉴스천지)

일제히 ‘새 지도체제’… 한반도 정세에 영향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후 국면 전환 주목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이 모두 권력교체의 격랑기를 지났다. 우리나라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고, 중국은 시진핑을 위시한 제5세대 권력체제가 들어섰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세 번째 대통령직에 올랐고, 일본은 자위대 강화 등 극우정책을 앞세운 자민당이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아베 신조 총재가 총리에 올랐다.

북한도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며 3대째 권력세습을 이어나갔다. 2013년 한반도 정세는 북한과 주변 4강의 관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2년을 기점으로 새 지도체제에 들어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과 북한의 관계 설정이 올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전략적 인내’에서 ‘적극 개입 정책’으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출범한 ‘오바마 2기’ 정부는 앞으로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등 태도 변화가 없어 기존 ‘전략적 인내’는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입정책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동안 경색국면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가 선거 과정에서 강경 대북정책을 제시한 가운데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874호와 1718호를 무시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당분간 유엔 안보리와 함께 대북 제재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북미관계가 얼어붙고 있다.

◆중국, 혈맹 북한에 딜레마

중국은 10년간의 후진타오(胡錦濤) 시대를 끝내고 시진핑(習近平) 시대로 넘어갔다. 그러나 북한의 전통 우방국인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최근 북한이 로켓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은 중국으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고유환 교수는 이와 관련해 “중국도 과거 혈맹이나 동맹관계 위주로 나가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에 정상국가의 일원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는 계속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지도부의 딜레마는 북한이 붕괴하거나 미국의 영향권 안에 드는 것을 방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력이 강화될수록 북중관계가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본 ‘납치 문제’로 북일관계 교착

일본은 대북관계에 대해선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민당으로의 정권교체 이후에도 이런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그동안 진행된 몇 차례의 북일 국장급 대화에서도 국교정상화에 대한 진전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일본은 유엔을 통해 강력한 대북 제재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독자적인 대북 제재조치도 검토하고 나서면서 북일관계 또한 경색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립외교원 조양현 조교수는 “핵과 미사일, 일본인 납치 문제와 수교를 일괄해서 해결한다는 게 일본의 기본 입장이고, 아베 정부에서도 기존 입장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납치 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양보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일본 정부가 북일 교섭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오히려 우익성향이 강한 자민당 정권의 특성상 북한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이즈미 시즈오카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지난 2007년 당시 북한에 대해 과거사 청산을 비롯한 포괄적 협상을 요구했던 점을 근거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비난하고 제재도 강화하는 식으로 나갈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역시 협상 길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북러관계 개선 다각도 노력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을 견제하면서도 북한문제에 자국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다. 가스관과 철도망 연결 등을 위해서도 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북한 로켓 발사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 내면서도 북러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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