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이후 공황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친노 그룹과 비노 그룹은 선거 패배에 대한 성찰은 고사하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둘러싼 계파 갈등만 노출하고 있다. 책임론 공방 속에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는 실종된 모양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더 우선돼야 할 것은 처절한 반성과 혁신에 대한 의지다. 특히 올해 4.11 총선과 12.19 대선을 주도한 이른바 친노 세력이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현재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깨끗하게 시인하는 친노 인사를 찾아볼 수 없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계파 간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쇄신과 혁신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이를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통해 해결코자 한다는 데 큰 문제점이 있다. 마치 안 전 후보 없이는 어떠한 대안도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 전 후보는 이미 민주당을 구태 정치 집단으로 지목하고 쇄신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통렬한 반성과 쇄신 의지 없이 안 전 후보를 끌어들이려고 한다면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과 정치적 인연을 맺게 되더라도 현재의 민주당이 아닌 새롭게 거듭난 민주당과 함께하고 싶을 것이란 뜻이다.

그동안 안 전 후보는 상당히 조심스럽고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란 점을 국민에게 보여줬다. 이제 민주당은 안 전 후보를 잊고 철저한 반성과 혁신에만 몰두해야 한다. 국민 앞에 낮아지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줄 때인 것이다. 계파 갈등으로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함과 동시에 힘껏 조력해 정치 후진국의 오명을 씻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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