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슈케비치 벨라루스 전 독립국가 원수 인터뷰

 

▲ 슈슈케비치 벨라루스 전 독립국가 원수. ⓒ뉴스천지
‘벨라루스’라는 국명은 ‘하얀 러시아’에서 유래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평지가 대부분인 이 내륙의 작은 나라가 색채마술사 샤갈의 나라다.

 

정치가이자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슈슈케비치(Stanislau Stanislavavich Shushkevich)는 벨라루스의 첫 독립국가 원수(구 소비에트 최고회의 및 의회 의장: 대통령제 도입 전)로 1991년 9월부터 1994년 1월까지 역임했다.

재임기간 동안 자유시장 정책과 민주적인 개혁을 지지하고 독립국가연합 설립에 주요한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야당 당수를 맡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을 방문한 그를 만나 한국에 대한 느낌과 조금은 생소한 나라 벨라루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벨라루스는 어떤 나라입니까.
1991년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동부유럽의 작은 나라로, 한국과는 1992년 대사급 외교를 수립했습니다. 벨라루스 현 정부는 친러 정책을 펴고 있어 한국보다는 북한을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전체인구 천만 명 중 80% 이상이 순수 벨라루스인이고 그 외 러시아 등 타 민족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한국의 60년대 수준 경제력을 지니고 있고, 자원이 부족해 국민 대부분이 감자를 비롯한 작물을 재배합니다.

동쪽으로는 러시아연방, 서쪽으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남쪽으로는 우크라이나, 북쪽으로는 라트비아와 경계를 이루고 수도는 민스크입니다.

 

-벨라루스 첫 독립국가 원수로 무슨 일들을 했습니까.
독립의 대가로 80개가 넘는 핵무기를 러시아에 줬습니다. 공산주의 영향으로 국유지였던 많은 땅을 사유화 시켰고, 언론도 정부의 감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방할 수 있도록 힘썼습니다.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한국을 10여 년간 15번도 넘게 왔습니다. 휴전선 부근과 몇몇 도시를 가봤는데 정말 아름다운 나라입니다.벨라루스도 한국처럼 아름답습니다. 한국은 타민족의 지배를 받았었고 근본적으로 단일민족이라는 측면에서는 벨라루스와 비슷합니다.

실제 벨라루스 국민성도 한국인들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이죠. 개인적으로 김치를 비롯한 한국음식들도 정말 좋아합니다.

 

-한국을 볼 때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이 이처럼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자식들의 교육에 투자한 부모들의 노력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깁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다는 건 개인적으로 매우 부럽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그 외 한국인들의 장점이라고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벨라루스는 대다수 국민들이 농사를 짓는데, 제가 본 한국인들은 농사뿐 아니라 손으로 하는 일들을 특히 잘 하더군요. 한국인의 피 속에는 우수한 손기술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사회와 종교화합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여깁니까.
벨라루스인의 80%는 러시아 정교를 믿고 저 개인적으로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벨라루스는 독일의 지배도 받았었는데 독일 나치당원들은 허리에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벨트를 차고 다니면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무슬림과 유대교인들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보면서는 무슬림은 전쟁을 좋아하는 종교인 줄 알았지만 무슬림 신도들을 직접 만나보면서 그것도 나의 편견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소속 종단이나 단체가 힘이 있다고 자신이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타인을 폄하하거나 배척해서도 안 되고, 내가 본 것이 전부인 양 타종교를 속단해서도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타인의 종교와 생각을 인정하고 서로 격려하는 게 진정한 종교인의 자세며 화합의 비결이라 여깁니다.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이자 정치가인데 한 가지만 택해야 한다면.
사실 단 한 번도 제가 정치인이 되리라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국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다보니 첫 독립국가 원수가 된 겁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정치만 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과학, 사회, 문화 등 정말 많은 것을 공부해야 합니다.

 

-새롭게 창간되는 천지일보를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진실하고 공정하며 어떤 역경이 와도 주변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 언론이 되길 바랍니다.

 

▲ 지난달 25일 한국을 방문한 슈슈케비치 벨라루스 전 독립국가 원수와 본지 이상면 사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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