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막바지에 치닫자 온갖 흑색선전이 난무하다. 대형타를 날릴 수 있는 충격적인 이슈도 아닌 마치 쫓기는 듯 그저 허겁지겁 허물잡기에 급급한 치졸한 행동들이 불쌍하게 보이기까지 하다. 그렇게 권력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은 솔직히 든다.

그런 와중에 한국교회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한 신천지교회가 다시 선거전 막판에 긴급 화두이자 변수로 떠올랐다. 나꼼수 김용민, 소위 시사평론가라고 하는 사람의 트위터가 발단이 된 것이다. 내용인즉,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신천지교회와의 연루설을 사실 확인도 없이 인터넷상에 도는 미확인 자료로 불을 지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해 보였다. 그리고 그 내용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선거전의 도그마로 새누리당의 입지를 곤란케 하는 역할로 작용하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새누리당의 반격으로 이어졌다. 그 내용은 민주통합당과 천지일보와의 관계에 커넥션이 있다는 흑색선전이다. 천지일보의 행사에 민주당에서 축사를 보내고 문재인 후보의 선거광고가 천지일보 인터넷에 실렸다는 것이 그 커넥션의 증거라 한다.

그러나 사실은 본지 행사에 축사를 보낸 쪽은 민주통합당뿐만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다수의 의원들도 함께 보내 왔으며, 광고는 언론사에서 광고비를 받고 싣는 것이 관례임에도 그것도 문제가 되는 것인지 참으로 의아스러울 뿐이다.

정작 이와 같은 흑색선전에 대해 문제 삼고자 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현재 한국기독교세계에서 이유도 없이 미워하며 핍박하는 대상에는 바로 신천지가 있다. 그런데 새누리당 쪽이든 민주통합당 쪽이든 신앙적 측면으로만 놓고 보자면 신천지를 싫어하는 것에는 아마 하나가 돼 있는 게 사실일 게다. 그리고 그들은 또 천지일보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신문이라고들 한결같이 억지주장하고 있는 데도 하나가 돼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신천지를 끌어들여 막판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위인들의 사고에는 상당한 모순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위에서 각 당이 흑색선전의 일환으로 주장하는 내용으로 놓고 보자면 신천지와 천지일보는 관련이 없음을 자신들이 직접 증명해 주고 있다는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 저들의 논리대로라면 신천지와 천지일보가 관련 있으니 한 당을 지원하고 도와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이성 없는 짐승처럼 밑도 끝도 없이 남을 헐뜯고 인신공격하는 구태는 이 나라의 미래를 염려하게 한다. 신천지와 천지일보를 각 당과 연관을 짓는 이유도 상대당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마타도어임에 틀림없음을 스스로 고백해야 하며, 아울러 자신들의 정권찬탈을 위해 한 종교단체를 이처럼 난도질해도 되는 것인지 각 당과 관계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도 이 나라를 자신들에게 맡겨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또 있다. 박근혜 후보는 새누리당이 신천지와 관련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일념에 가장 빠른 시간에 찾은 곳이 한기총이다. 그리고 한기총 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신천지와 관련 없음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물론 신천지를 싫어한다는 기성교인들의 표를 잃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박 후보가 찾아간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이단아로 전락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다 떠나간 껍데기 총회임을 미처 몰랐을 것 같다.

어쨌든 이러한 일련의 박 후보의 행보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적 행정이 이 나라를 둘로 나누어 다툼과 분쟁을 일삼으며 소모전을 하며 5년의 허송세월을 보내게 했던 악몽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장로대통령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랬다 치자. 그러나 박 후보는 기독교인도 아니다. 그러함에도 그 같은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는 것은 이명박 정권보다 더 종교적 편향으로 이 나라를 다스릴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중대한 대목이라서 주목된다.

물론 본인이 선거공약에서 가장 걸죽하게 약속하고 있는 ‘통합대통령’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최대의 과실로 남게 될 것임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박 후보의 발 빠른 행보를 통해 이 나라 신천지교회의 20만 성도들은 이 나라 백성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함으로써, 무언의 모욕감을 갖게 했다는 사실은 박 후보와 새누리당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귀담아 들어야만 할 것이다.

신천지도 천지일보도, 아니 그 어떤 단체도 이 나라를 위해 애쓰고 이 나라 발전을 위해 그 누구보다도 노력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그 나라의 대통령이 될 후보로부터 편견과 편파의 대상이 되어 불이익과 함께, 보호받아야 할 때 보호받지 못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 것은 최악의 실수로 남게 될 것 같다.
이 나라 국민들이 그리 어리석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여야 대선 후보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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