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명은 존귀하다. 누군가가 함부로 다뤄도 될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30대 남성이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절차를 거쳐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김모(33) 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9월 28일 오후 8시께 서구 장안동 자택에서 60대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자택 인근에 파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이유가 황당하다. 김 씨는 평소 행실문제로 아버지께 꾸지람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사건 당일에도 행실 문제로 아버지께 질책을 받자 화가 났다는 것이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김 씨는 이후 숨진 아버지의 돈 일부를 유흥비 등에 써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패륜을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 없이 일상생활을 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숨진 아버지의 돈을 유흥비로 썼다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어디 이런 일뿐이겠는가. 최근 울산지법 제3형사부는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죄(13세미만 미성년자강간 등,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으로 기소된 조모(50) 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조 씨는 2008년 부인이 성관계를 거부하자 초등생인 10대의 딸을 성폭행하는 등 2010년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참으로 생각조차 하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면수심이라고 했던가. 사람의 탈을 쓰고 있지만 그 속은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 참으로 많은 어지럽고 무서운 세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반인륜적인 범죄, 부모와 자식을 살해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왜 자꾸만 늘어가는 것인가.

이는 어느 누구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인간성 회복을 위해 정부와 사회, 지역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 협력해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격형성,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선행될 때에 비로소 반인륜적인 범죄 또한 조금씩 사라져갈 것임을 믿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