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어머님

▲ 박대홍 시인

바람처럼 살아온 내 길에
당신 두 분이 언제나 내 곁에 계셨습니다

고향 떠나
혼탁한 도시의 건물 뒤켠에서
홀로 외로움과 좌절감으로 방황하던 세월에도
내게 늘 따뜻함으로 위안을 주었던 것은
당신 두 분의 포근한 가슴이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산이 푸르고 바다가 넓으며
높은 창공 너머 광대한 우주가 있다 하더라도 어찌
당신 두 분이 주시는 사랑만큼 아름답겠습니까

살아서 다 못 바칠 자식의 도리이지만
여기, 경상북도 청도군
동녘 아침 햇살이 마당을 비추고
오가는 이들 가슴에 훈훈한 박가(朴家)의 정(情) 이야기가
꽃필 은혜의 땅에
불효의 마음을 참회하면서
당신 두 분께 안주할 고향의 집을 바칩니다

바람처럼 떠나갈 허망한 삶의 길이지만
그래도 당신 두 분이 지금 계시기에
우리 모두는 가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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