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인권포럼(대표 황우여 의원)이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연예산업의 취약한 구조와 인권’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장자연 씨의 자살 이후 확산된 여성 연예인들의 인권문제와 관련한 논란을 다루고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간의 불공정 계약 등에 대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기조발표를 맡은 한국기독문화예술총연합회 대표 임동진 목사는 ‘방송 연예인의 어제와 오늘’이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연예 산업 관련 종사자들의 정체성과 가치관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목사는 “입에도 담기 힘든 성상납, 술상납, 돈상납, 골프접대가 왜 우리 연예 현장에 드러나야 하는지 마음 아프다”며 “이 문제는 연예 분야 종사자들이 정체성 확립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7~18년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어지러운 지경이 아니었다”면서 “방송 분야 각 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이 그 정체성을 잃었다. 나아가서 가치관도 긍지도 땅에 떨어진 상태”라고 개탄했다.

또한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사명감 없이 지식으로만 선택된 그들에게 방송의 본질과 방송인의 도덕성, 이념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방송국 자체에 탤런트실, 희극인실 등을 활성화시켜 기존 방송사 공채 연기자들의 맥을 찾아줘야 한다. 예전처럼 선후배 간의 교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방송사들이 예능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 방송 문화를 선도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한류의 영광이 있는가 하면 젊은 연예인들이 자살, 고통과 신음의 목소리가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양면이 있는 연예계 문제를 범죄나 수사 선상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인권이라는 밝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축사를 전한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한국의 연예 산업은 국가 브랜드라고 할 만큼 중국, 일본을 넘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작년부터 대중문화 진흥을 위한 방안과 정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0년도에 방송연예인 노동조합 위원장을 3년간 하면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30~40대 중견방송연기자들의 가장 어려운 점이 물질적인 것이 아닌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소개했다.

최경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장 씨의 안타까운 자살 사건을 계기로 여성 연예인이 처한 인권문제가 크게 제기되고 있다”며 “성적 인권침해 배경과 원인은 연예 사업의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합리적 시스템이나 법 체계의 부재, 방송과 영화제작사, 연예기획사가 복잡하게 얽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상임위원은 “현재 국가인권위에서는 여성 연예인 인권상황 실태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의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철수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과 유지나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맡았으며, 문제갑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 정책위원장, 박형동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 최승수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가 토론에 참여해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연예인의 인권문제와 연예산업 구조 개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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