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참석 청년들은 노방전도에 대한 시각과 표현의 자유, 문제점 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뉴스천지


“한국교회가 하고 있는 노방전도에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하고 있고, 그렇다고 많은 수가 전도되는 것도 아니다. 성서문자주의에 갇혀 잘못된 인식을 갖고 오로지 기독교만이 참된 진리를 가진 종교라는 우월의식도 문제다. 우리나라의 민속종교나 이웃종교를 무시하고 개종이나 전도 대상으로만 보는 시선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명동거리나 서울역에서 흔히 보게 되는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전도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떨까. 이 같은 전도방법에 대한 찬반의견을 두고 기독청년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는 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노방전도,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로 기독청년포럼을 진행했다.

한국교회 청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날 포럼은 노방전도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사람들의 반응과 인식을 살펴본 후, 바람직한 전도가 무엇인지 모색해 본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장 청년회 총무인 허준혁(30) 청년의 사회로 시작된 포럼은 한세욱(한신대 신학대학원) 청년과 심어진(경희대일반대학원 법학과) 청년이 각각 발제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노방전도에 대한 의견으로는 양측 모두 포교활동이 반드시 이뤄져야 함에는 틀림없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데 굳이 할 필요 있나’라는 부정적인 입장과 ‘노방전도, 달리 생각돼어야 할 필요가 있다’란 의견으로 나뉘어졌다.

한세욱 청년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기독교가 표현의 자유를 말할 입장인가”라고 되물으며 이분법적 시선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을 바라보는 기독교인들의 인식부터가 문제임을 지적했다.

이에 심어진 청년은 “공공성의 질서를 뛰어넘는 가치가 있을 수 있다”며 개인의 자유 보장 이전에 구원의 문제가 달려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은혜에 충만한 상태로 각자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열심히 전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오히려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임을 꼬집었다.

하지만 한세욱 청년은 “시대에 맞지 않는 전도방법을 주장하기보다 상충하는 선교방식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며 노방전도로 인한 문제는 결국 기독교 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임을 강조했다.

노방전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건드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잘못 이해된 예수의 복음을 가지고 신앙하는 사람들이 독단과 독선을 종교의 자유로 착각한다”며 오늘날 신앙인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하는 자세가 우선돼야 함을 촉구했다.

이어 한 예로 “한기총이 믿는 하나님과 에큐메니칼 진영이 믿는 하나님은 다른 하나님인가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오늘날 기독교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전도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심어진 청년은 “교회 내 갈등과 개신교도들의 행위로 인한 갈등이 있지만 이러한 갈등들을 협력적으로 풀어나가면 개신교에 살아계신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내다봤다.

그는 “우리 스스로 전도의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며 “갈등을 주신 것은 갈등을 해결해서 더 나은 선을 이루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세욱 청년은 아프간 피랍 사건 당시의 사례를 들며 “그들을 순교자로 볼 수도 있지만 그들은 결국 잘못된 신앙을 가진 한국교회가 낳은 피해자라 생각한다”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교회가 개종을 목적으로 한 기독교 우월주의의 자세를 버리고 삶 속에서 봉사하며 실천하는 모습으로 본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기독교 내부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우선”임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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