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내외 경제회복 속도가 다소 더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 주최로 열린 ‘2009년 하반기 대내외 경제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민간경제부문에 회복력이 약하고 수출도 부진해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며 “세계경제 둔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고용부진 등 경기위축 요인이 많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희망보다 위기에 대한 대처를 강조했다.
현 원장은 “올 하반기 우리 경제는 내수위축과 수출여건의 악화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현재 수준의 확장적인 통화와 금융정책을 유지하되 구조개혁은 경기부침에 연연하지 말고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해야 하며 경제재도약을 위한 서비스산업의 육성도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도 하반기 경기상승이 잠시 회복을 보인 후 다시 침체되는 더블딥(Double-dip)에 빠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소비 등 민간부문 회복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 원장은 “만약 각국의 정책이 통화긴축으로 선회하고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감세를 중단한다면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 또 하반기에 원화 저평가·저유가·저금리의 상황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적정수준은 1170원대로 올 4/4분기 즈음에 달성될 가능성이 높고, 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연말 70~9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각국의 경기회복 속도와 모습이 지역별로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하며 “미국・일본・유로시장은 경기위축으로 소비회복이 늦고, 중국은 내수부양으로 최종재 수요증가가 전망되는 한편 러시아, 중동지역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들 지역으로의 수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김인준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교수)이 사회를 맡았고 토론자로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 유병삼 연세대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 윤여봉 국제금융센터 부소장이 나섰다. 15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해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