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TV에서 사극 드라마를 보면 왕이 민심을 살피기 위해 평민복으로 갈아입고 아무도 모르게 궁궐 밖으로 나가 백성들의 생활을 살피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민심을 잘 살펴야 정사를 바로 펼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업도 이와 마찬가지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고객의 불만을 무시하게 되면 고객은 미련 없이 그 기업을 외면해 버린다. 그리고 고객의 외면은 기업의 존폐를 결정지을 만큼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문의를 해 온 고객에게 불친절하게 응대했다가 그 내용이 확산되어 ‘불매운동’까지 벌어졌고 문제해결을 위해 해당기업 경영진이 공개사과까지 해야 했던 사례는 고객과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우리에게 전달해 준다.

우리는 흔히 내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커피를 사준다거나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방을 사준다면 받는 사람은 앞에서는 고맙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뒤에서는 자신에 대해 무관심한 것 아니냐며 투덜거릴 수 있다. 상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내 기준에서 내가 좋아하거나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SNS)가 활성화되고 그 영향력이 커지면서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 여기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교육기업 E사의 트위터는 23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교육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정보와 흥미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설문조사와 각종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였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한 라면업체는 제품 출시 후 소비자들이 라면에 넣는 물의 양을 500㎖로 하는 게 더 좋다는 의견을 내놓자 제품 뒷면에 표기된 물 표준량을 550㎖에서 500㎖로 바꿔 눈길을 모았다. 보통은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리뉴얼하기가 쉽지 않은데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반영하는 노력을 보인 것이다.

그밖에도 입주 예정자들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입주 예정자들이 개선을 원하는 부분을 적극 수용해 개선해 줌으로써 만족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입주율을 높인 건설사 역시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 여겨 마케팅에 잘 활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진행 즉시 매출증대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기업을 성장시킨 후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고객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져야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제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찾을 수 있다.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 그것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개선사항은 없는지 살펴보고, 지금까지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방법을 바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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