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얼굴

▲ 권태원 시인
첫눈 내리는 날
이 눈물을 팔아서
작은 꽃밭 하나 살 수 있을까
이 고통을 팔아서
작은 들꽃 하나 피울 수 있을까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데
팍팍한 시골길
갈라터진 어머니 손을 잡고
산문에서 내려오는 길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아롱아롱 자꾸만 눈물 쏟아지네
어머니와 함께 부른 노래
눈물 한 방울이 절 한 채를 짓는구나

아직도 부칠 곳 없는 편지
밤새도록 별에다 쓰고 싶네
보아줄 사람 없어도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 쓰고 싶네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한 마디만
맨 끝에 인사로 남네

서로서로 용서가 받아들여지고
서로서로 사랑이 받아들여지는
참으로 소중한 당신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얼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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