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선의 전초전격인 재외국민 투표의 막이 올랐다. 지난 4.11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것이다. 외국 거주 국민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는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 이번 투표는 세계 110개국 현지 공관 등에 설치된 투표소 164곳에서 앞으로 4~6일간 진행되며, 오는 10일 하와이의 호놀룰루 총영사관에서 종료된다. 투표함은 투표마감 뒤 외교행낭을 통해 16일 오후까지 국내로 보내진다. 개표는 대선 당일인 19일 오후 6시 이후 진행된다.

이번 재외국민 투표에선 전체 추정 재외 선거권자 223만 3695명 중 22만 2389명이 선거인으로 등록됐다. 이는 지난 4.11 총선 때 등록한 재외 유권자(12만 3571명)와 비교하면 약 80% 증가한 것이다. 전체 재외 유권자의 10%에 불과하지만 지난 4.11 총선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은 그만큼 대선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뉴질랜드 교민 전채진(22) 씨는 투표가 시작하자마자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어 전 세계 재외국민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 투표를 한 주인공이 됐다. 전 씨는 아버지 전효원(54) 씨와 투표 시작 2시간 전부터 기다렸다고 한다. 외국에서 조국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전 씨는 말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부자(父子)가 함께 이른 아침에 자국의 대통령을 뽑는데 한 표를 행사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국내 유권자들의 투표일은 오는 19일이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양강 구도 속 그 어느 때보다 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먼저 시행된 재외국민 투표의 열기가 고조된 만큼 국내 투표도 이 분위기를 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민의 참정권 보장과 관련된 투표시간 연장이 무산된 점이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은 이제라도 국민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데 노력해 재외국민 투표 열기를 국내에도 확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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