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과 부패가 판치고 있는 요지경 세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더욱이 법이라는 정확한 기준으로 잘잘못을 가려야 하는 법조계 종사자들이 범법을 행하고 있으니 과연 국민이 어느 누구를 믿고 생활할 수 있다는 말인가. 청렴결백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비리와 부정, 부패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으니 참으로 한탄스러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4일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감찰조사를 받던 감찰대상자에게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최재경(50·17기) 대검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비위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날 이준호(49·16기) 대검 감찰본부장은 최 중수부장이 김광준(51·사법연수원 20기) 서울고검 검사(부장급)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언론대응 방안에 조언하는 등 품위손상 비위를 저지른 혐의와 관련해 “징계 혐의를 인정할 수 없어 사건을 무혐의 종결한다”고 밝혔다.

최 중수부장은 김 부장검사가 감찰조사를 받던 때에 언론에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말라” “강하게 대처하되 욱하는 심정은 표현하라”는 식으로 언론대응 방안을 조언해 비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한편 같은 날 대검 검찰위는 일명 ‘개혁 꼼수글’을 올린 윤대해 검사에 사표 수리를 권고했다. 윤대해 검사는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실명으로 올리며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문제는 윤 검사가 검찰 개혁글을 쓴 뒤 진정성이 의심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데 있다. 이에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4일 오전에 열린 감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문자메시지를 잘못 보낸 남부지검 (윤대해) 검사는 경징계 사안으로 판단해 사표를 수리하는 게 적절하다는 권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자신의 문자메시지가 논란이 일자 윤 검사는 지난달 28일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윤 검사는 지난달 24일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e-pros)’에 검찰개혁 방안을 올린 직후 동료 검사에게 개혁을 촉구한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 실제로는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개혁 꼼수글’ 논란에 휘말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담당한 사건의 여성 피의자와 검찰청 조사실에서 부적절한 성접촉을 하는 등의 혐의로 감찰조사를 받았던 일명 ‘성추문 검사’ 전모(30) 검사의 사건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충격을 안겨줬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자 대검 감찰본부는 ‘성추문 검사’ 사건의 당사자인 전모 검사에게 해임을 권고했다.

검찰의 비리와 부패가 어디 위에 열거된 사건뿐이랴. 너무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이러한 일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검찰은 절대적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외려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으로 법을 무시하고 모든 사회적 제도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양심마저 무시해버리는, 말 그대로 자신의 배경만 믿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려는 이들이 각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들이 본말이 전도된 식으로, 주객이 전도된 양 스스로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그 조직이 과연 온전하겠는가.

조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안다면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개혁하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썩고 문드러진 것은 도려내야 한다. 이들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개혁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다. 권력, 돈, 정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국민을 두려워해야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다. 결국 자신들을 보호해줄 거라 믿은 그 교만이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법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놓고 주사위 놀리듯 놀려서는 안 된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법을 기만하고 그 안에서 온갖 편법과 비리 등을 야기하고 있으니 진정 그 비리와 부패를 뿌리째 뽑아야 할 때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불법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영원히 드러나지 않을 부정도 부패도 없다. 거짓과 불법이 승리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잠시 잠깐 승리한 듯 보이나 그것은 바로 그 거짓과 불법을 잡기 위한 올무일 뿐이다. 자신의 허물이 덮어졌다고 좋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 허물을 덮기 위한 거짓과 부정부패가 커지면 커질수록 진실이 밝혀질 날이 가까워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와 권력, 교만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교만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부러워할 것이라는 생각, 권력을 휘두르는 자신의 모습에 사람들이 존경을 표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라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진정 사회에 필요한 사람으로서 거듭나는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검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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