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모 프로그램에서는 스토킹 피해를 당한 연예인들을 줄줄이 소개한 바 있다. 당시 가수 김창완은 10년간 팬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 스토커에게 시달렸던 시기를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생활을 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남성은 스토킹 처벌법이 없어 폭력혐의로 1년형을 살고 나와 다시 스토킹을 하며 김창완의 코뼈를 부러뜨렸다. 배우 채시라 역시 스토커에 대한 충격으로 “밤 늦게 귀가할 때마다 여전히 무섭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다인은 “팬이 본인이 춤추는 동영상을 보냈는데 우리 집 베란다에서 춤을 췄던 것이었다”며 집에 잠입한 스토커에 관해 털어놨다.
2008년 일본에서는 현직 판사가 스토킹 혐의로 체포됐다. 법원 여직원에게 익명으로 “다음에는 언제 만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16차례 보낸 것이 이유였다. 문자만 보냈을 뿐이지만 해당 판사는 기소돼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처분을 받았다. 또한 14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재판관탄핵재판소는 해당 판사를 파면 결정했다. 스토킹에 대해 미국은 징역 2~4년, 일본은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00만 엔을 물린다. 이에 비해 우리 경찰이 스토킹을 경범죄로 분류해 벌금 ‘8만 원’을 물리기로 한 것이나, 심각한 스토킹에 대해 여전히 구체적 처벌법이 없다는 사실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스토킹을 관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다. 스토킹 예방차원에서 벌금 규정을 만들었다지만, 너무 가벼운 처벌은 스토킹을 ‘8만 원짜리 경범죄’쯤으로 왜곡 시킬 수 있다. 스토킹은 김창완의 말처럼 피해자의 삶을 옭아매는 심각한 범죄다. 사법부와 경찰은 피해자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더 구체적인 스토킹 처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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