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미디어그룹의 채널A와 TV조선, JTBC, MBN 등 종합편성TV 4개 채널이 첫 방송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됐다. 많은 우려와 편견 속에 시작된 이들 종편 채널들이 지나온 1년을 되짚어보며 개국1주년 특집방송을 내보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시금 다짐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 종편 채널은 개국 전부터 말이 많았다. 먼저는 편견이 자리 잡은 탓도 있었겠지만 과연 지상파가 평정하다시피 한 방송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함께였을 것이다.

이런 저런 편견과 함께 시작된 종편 채널들은 미디어산업과 문화콘텐츠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주변의 걱정과 우려를 뒤로한 채 방송을 시작했고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정치적인 색깔논쟁 등 끊임없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종편이지만 이들 또한 방송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편으로서 안고 가야 할 십자가가 있기에, 타파해야 할 편견이 있기에 앞으로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물론 시사 문제에 있어 새롭게 접근하는 방식이라든지, 정치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있어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든지, 무겁고 근엄하게만 진행했던 여타의 시사프로그램에 캐주얼한 이미지를 덧입힌 듯한 구성은 신선한 도전이라 할 만하다. 그렇기에 ‘보수다, 진보다’라는 틀을 깨고 진정한 언론으로, 믿을 수 있는 방송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상파와 종편 4개 채널, 케이블TV 등 이제 방송은 시청자의 편의에 따라, 시청자의 자유의지에 따라 골라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예전이야 방송이 제한되어 있어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지만 이제는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해, 방송 즉 언론이 언론다워야지만 사람들이 찾아본다는 뜻이다.

아무리 많은 아이템과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도 방송 논조 특히 뉴스의 논조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생각이 들면 결국에 가서는 그 방송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재미있는 개그나, 드라마, 쇼오락 프로그램 등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는 있어도 줏대 없고 기준 없는 논조는 절대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비단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TV 등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모든 언론에 해당하는 말이다. 아무리 작은 언론이라도 제아무리 거대한 언론이라 할지라도 중도를 걷지 못하는 언론은 언제고 외면당하고,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요즘 들어 언론의 나아갈 길, 언론의 사명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그만큼 지금 시국이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요,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언론의 사명은 ‘자나 깨나 불조심’처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미디어의 범람이라는 말처럼 우후죽순 생겨난 언론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속도전’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이슈를 누가 가장 먼저 올리느냐, 터뜨리느냐가 언론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의 하나일 수는 있으나, 이슈를 위해 언론 스스로가 이슈메이커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요즘 같은 미디어의 범람 시대,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언론은 그리 중요한 존재가 아닐 수도 있다. SNS를 통해 외려 언론보다 빠르게 소식을 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만큼 원하는 정보를 언론보다 더 속속들이 알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허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기 이전에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어떻게 언론의 사명을 감당할 것인가’라는 고민이다.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대다수의 언론이 다룬 소식들을 접할 수 있으니, 그 어느 누구도 다루지 않는, 아니 어쩌면 다루지 못하는 소식을 찾아서 전해야 할 것이다.

진실을 찾아 전한다는 것, 어느 누구도 감히 다루지 못하는 사건이지만 꼭 전해야 하는 소식을 전하는 것, 바로 그것이 이 시대 언론이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이자 동시에 언론으로서 살아남는 방법이 될 것이다.

더불어 지금 이 시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더 나아가 전 세계, 온 인류가 알아야 할 일에 대해 명확하고 정확하게 짚어주며 나팔을 불 수 있는 언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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