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보고 싶다는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돌과 함께 가방에 넣어 저수지에 버린 비정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넷이 시끄럽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1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고, 저수지의 차가운 물속으로 던져버린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따뜻한 찜질방에서 생활한 A씨에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7년 11월 결혼해 3남매를 뒀으며, 가정불화로 남편과 별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아이는 둘째로 집을 나올 때 A씨가 데리고 나와 한 지인의 집에서 같이 생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숨진 아들이 자신과 많이 닮아 집에 두면 가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 데리고 나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참으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가정의 불화가, 욱 하는 감정이 아직 어린 한 생명을 앗아간 것이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억지로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다지도 험악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지 답답할 노릇이다.

얼마 전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던 판사의 말이 떠오른다. 혈연으로 이어져 있고,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 한 가족을 이루었지만 그 이유만으로 부모와 자식의 생명까지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일 것이다. 서로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줄 부분은 존중하고, 생명 또한 최선을 다해 끝까지 지켜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의무요, 또한 부모를 공경하는 자식의 의무일 것이다.

시대가 급속도로 변하는 것도, 최첨단 디지털시대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사람 사이의 관계만은 아날로그적 감성이 지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감성과 인성, 이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더 이상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 등 다각적인 분야와 다양한 방면에서의 예방과 치유가 필요한 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