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연합뉴스에는 “죽어있는 PD수첩… 제작진이 드리는 마지막 호소”라는 헤드가 눈길을 끌었다. 이는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의 전 제작진들이 지난 1월 17일 이후 MBC 노조의 총파업과 맞물리면서 11개월째 결방 중인 PD수첩의 전모와 나름대로 진실을 알린다는 내용의 ‘응답하라! PD수첩’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갖는 기자간담회의 소식을 알리는 내용이다.

제작진들은 이 간담회를 통해서 또 책을 통해서 “PD수첩은 이명박 정부와 김재철 사장, 그 하수인들의 탄압에 의해 1년 가까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죽어 있는 PD수첩이 되고 말았다”며 그 원인을 정부와 사장단에 떠 넘겼다. 책의 내용은 ‘PD수첩에 가해진 폭력과 저항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을 정도로 폭력과 탄압의 결과임을 단정적 성격으로 표현하면서 방영 내용까지 친절히 나열해 나갔다. 방송 내용은 ‘검사와 스폰서’ ‘4대강과 민생예산’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 안전한가’ 등 비교적 국민들이 알고 공감하는 내용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또 호응을 얻고자 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필자 역시 일정부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왠지 이들의 논리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음을 발견하는 즉시 그 마음은 금방 사라지고 만다. 이들은 “그동안 일어난 일 사실대로 기록”이라는 표현과 함께 “PD수첩은 힘 없는 사람을 위한 힘 있는 프로그램, 성역 없는 비판정신으로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모토로 출발한 프로그램”이라는 자기소개는 PD수첩의 불편한 진실을 아는 이들에게 얼마나 혐오스러움을 줄까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사실을 말하고,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모토로 출발한 프로그램’이 아닌 거짓 이야기를 기획 꾸며내는 거짓방송이었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버젓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먼저 제작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리라 생각되는 방송내용은 일일이 소개하면서, 왜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이란 프로그램은 소개하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힘없는 한 종교단체를 죽이기 위해 힘 있는 방송사가 거짓 종교지도자와 신천지에 불만을 품고 나간 배교자들의 계략에 휘말려 음모에 가담했던 끔찍한 사건을 벌써 잊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5년 전 취재 후, 취재한 내용은 내보내지 않고 거짓 제보자들의 의도대로 또 기획한 대로 몰아 편집 방영한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 1, 2편. 그것도 각 50분씩 두 번에 걸쳐 방영한 내용은 어디다 팔아버렸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후 신천지 교회는 이 사회와 나라에선 존재해서는 안될 불법 파괴집단으로 각인 돼 갖은 핍박과 설움을 견뎌내야 했으니, 그 책임은 아마 방송국을 다 팔아도 갚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계 기관의 철저한 조사 후 ‘혐의 없음’으로 판명됨으로 방송의 내용은 거짓이었음이 백일하에 들어났으며, 법원의 조정심의에 의해 정정 및 반론 보도를 하도록 했으니 분명 거짓 내용을 담은 거짓 방송이었음이 온 천하에 증거로 남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짧은 한 순간의 자막으로 나간 정정 반론 보도는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CTS에서 방송한 내용을 인용해 보면 부패한 기독교에서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옮기는 곳이 바로 신천지교회라고 밝히는 데서도 PD수첩 내용이 거짓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를 막지 못하는 이유는 PD수첩 등을 인용 “비방과 고발은 일삼으면서도 다른 대안책이 없으며” “한국교회 강단설교의 타락과 교인들의 성경지식 부족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교인들이 왜 말씀이 없겠는가. 가르치는 목사가 말씀이 없기 때문이며, 목사가 말씀이 없다는 것은 신학교 자체에 말씀이 없다는 증거며, 신학교에 말씀이 없다는 것은 신학교에 말씀의 본체인 성령이 함께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오늘 MBC 방송의 현실, 과연 우연일까. 연일 이어지는 MBC방송사의 잡음은 아마 자업자득(自業自得) 내지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냉엄한 섭리를 겸허히 받아들이라는 하늘의 경고임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또 “MBC는 지금 완전히 망가졌다” “보완의 수준이 아니라 재건을 해야 하는 단계”라는 제작진 스스로의 고백같이 환골탈퇴 함으로써 언론의 사명을 회복하길 그래도 바라본다.

‘언론이 살아야 사회와 나라가 산다’ ‘종교 언론이 살아야 종교가 살고 인류가 산다’는 말이 항시 우리를 채찍질하고 있다. 힘 있는 방송과 부정한 종교인과의 거래는 종교를 병들게 하고 이 사회와 나라와 인류를 죽이고 있음을 뼈저리게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지금 종교세계는 종교의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 모든 게 성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현실이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기독교 언론인 뉴스앤조이 기사를 보면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의 한 교인은 지난 11월 9일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에 주일 예배에 참석할 아르바이트생을 찾는다는 광고를 올렸다. 근무시간은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며, 급여는 한 시간에 5000원이라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해괴망측한 종교의 극단적 말세현상이 우리 곁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사회와 종교 지도자 그리고 언론이 제 역할을 망각한 데서 비롯됐음을 깨달아야 하며 그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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