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유독 TV토론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선거가 3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후보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할 기회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유권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야권이 후보를 등록하기 전에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더니 이제 야권 후보가 정해지니깐 여당 후보 측에서 양자토론을 피하는 모양새다.

물론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대선 후보 TV토론회가 다음 달 4, 10, 16일 세 차례 진행될 예정이긴 하다. 이 토론회에는 새누리당 박근혜·문재인 후보뿐만 아니라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도 참여해 3자 구도로 진행된다. 아니, 사실상 3자가 아닌 ‘2대 1’ 구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국민은 유력 대선 후보 간의 치열한 맞짱 토론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통합진보당 이 후보의 경우 지지율이 1%도 채 되지 않는 후보다. 토론회에서 발언권이 동일하게 주어지는 만큼 유력 후보인 박·문 후보의 정책을 경청하기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토론만 지켜본 뒤 후보를 결정하라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선 납득이 안 된다. 더욱이 박·문 후보는 선거 시작과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듯 연일 상대를 깎아내리는 전형적인 네거티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세현장에서 상대 후보를 깎아내려 자신의 입지를 세울 바엔 상대의 얼굴을 보고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하는 게 차라리 더 낫지 않겠는가.

야권 후보가 결정됐으니 박 후보는 더 이상 문 후보 측의 양자토론 제안을 거부해선 안 된다. 야권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토론에 응할 수 없다고 했던 말이 핑계나 변명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문 후보의 양자토론 제안을 당당히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은 미국 대선처럼 유력 후보가 정책과 비전을 놓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치열한 토론과 논쟁을 하길 원한다.

이제 박·문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비방과 선동의 네거티브 선거전을 중지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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