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0시부터 버스의 무기한 운행중단을 예고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이날 오전 파업을 철회한 가운데 서울 시민들이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어젯밤까지만 해도 버스가 파업한다고 해서 출근길이 걱정됐는데 다행히 (버스가) 다니네요. 오늘은 출근시간도 1시간 늦춰졌어요. 그래도 아직 (운행 재개) 확실하지 않다고 하니 안심할 수는 없겠네요.”

이동건(34, 남, 천안시 신방동) 씨는 매일 아침 천안에서 서울로 출퇴근한다. 천안에서 서울까지는 기차를 타기 때문에 버스가 파업해도 지장이 없지만 서울역에서부터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 지하철을 이용하면 내려서 회사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 씨에게 버스는 바쁜 출근길에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또 다른 버스 이용객 이성아(35, 여, 서울 중구 중림동) 씨. 22일 아침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 씨는 “오늘내일 또 버스가 파업할 수도 있다던데 걱정이 된다. 정작 불편한 건 시민이다”면서 “빨리 (버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 버스 22일 아침부터 운행 재개… 교통 혼잡 없어
22일 오전 0시를 기해 전국 버스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우려됐던 이날 출근길 교통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하는 ‘대중교통육성의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택시법)’이 통과됐으나 본회의를 앞두고 상정이 유보됨에 따라 이날(22일) 오전 버스 업계가 버스 운행을 서둘러 재개한 것.

이에 서울 은평공영차고지 등에서 대기하던 버스들은 이날 오전 6시 20분이 조금 지나서부터 하나둘 운행지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버스가 정상 운행을 재개했지만 버스 업계가 파업을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국회가 택시 대중교통 포함 법안을 상정할 경우 언제든 버스 전면 운행중단을 다시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는 택시법 처리 원칙에 이견이 없다는 입장이다. 택시법 상정을 미룬 것은 버스업계를 더 설득하자는 입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버스 파업은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택시법’ 놓고 택시업계와 버스업계 갈등 심화
일명 ‘택시법’으로 불리는 이번 개정안에는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각종 정책 및 재정상의 지원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개정안을 놓고 버스업계는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버스에 대한 재정지원 감소, 지방자치단체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법안상정에 반발하고 있다.

황병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부장은 “대중교통이라 함은 일정노선과 운행시간표가 있어야 하며 다중이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택시는 어느 것 하나에도 맞지 않다”면서 “재정적인 면에서도 현재 택시에 지원되는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면 버스에 배정된 예산을 배분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택시의 근로조건 등이 개선될 수 있을만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다. 황 부장은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할게 아니라 별도로 택시를 지원할 수 있는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택시업계는 이번 법안 상정이 미뤄짐에 따라 심각한 분위기다. 홍명호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이사는 “택시도 하루에 천만 명 정도를 수송하는 국민교통수단이다. 택시를 타는 승객도 대중교통비 연말소득공제와 환승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택시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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