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 ‘감동’이 없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초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의 회동을 통해 ‘통 큰’ 양보를 내세워 안 후보 측에 단일화 방식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 협상팀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 협상에 나섰으나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와 함께 플러스 알파 방식을 제안했으나, 문 후보 측이 난색을 표했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공론조사가 불가능해지자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놓고 또다시 격돌했다.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단일화의 ‘감동’이 사라졌다는 비난이 새어나왔다. 이는 단일화가 된다고 한들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과 같은 맥락이다. 호기를 잡은 새누리당은 “두 분이 실망스런 모습을 많이 보고 있다”며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구태정치’로 몰아가면서 지지층의 이탈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유권자들은 그동안 두 후보에 대해 공개적인 검증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단일화 과정만 부각됐을 뿐 국정을 이끌 능력이 있는지 세세하게 따져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21일 TV토론을 통해 두 후보는 각자의 공약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이것으론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역대 대선을 놓고 볼 때 TV토론의 횟수가 이렇게 적은 사례가 없었다고도 지적한다. 여기에는 온통 단일화 과정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
온다.

결국 양측이 단일화 협상으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자 두 후보가 직접 나섰다. 이를 놓고 바람직스러운 모습이 결코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단일화를 통해 양쪽 지지층을 결집하고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는 이야기에도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양측은 새 정치를 바라는 유권자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당초 취지를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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