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1978년 100만 명, 2000년 5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불과 12년 만이다. 현재 추세라면 올 연말 1200만 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의 주요인은 ‘한류열풍’이다. 거기에 중·일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린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2005~2011년 사이 64%나 관광객이 증가했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쓰고 간 비용은 연평균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적게 썼다’는 결론이지만 역으로 ‘돈 쓸 곳이 없었다’는 얘기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돌파를 계기로 오는 2020년에는 2000만 명을  유치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간 한류열풍 덕에 ‘손도 대지 않고 코푼 격’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면, 이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관광수입 증가와 일자리 창출, 전통문화 콘텐츠 활성화 등 내실 있는 결과물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한국엔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할리우드처럼 떠오르는 명소가 없다는 것이다. 인사동이 대표적인 한국 문화의 거리로 꼽히지만, 중국산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한국 문화의 거리’라는 명분은 무색해지고 브랜드 파워는 빈약하다.
반면에 ‘강남’은 세계인이 손꼽는 명소가 됐다. 물론 전 세계 음악차트를 석권하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덕분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지만 정부는 모처럼 찾아온 ‘강남’ 브랜드 파워를 어떻게 극대화할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강남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이 ‘성형외과’와 ‘유흥업소’가 즐비한 ‘강남’만 보고 가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특정 자치구를 넘은 ‘강남’ 브랜드 파워를 고려해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깊이를 함께 전해줄 ‘한국적 강남스타일’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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