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경찰이 국내 최대 규모 3조 5000억 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을 저지른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씨의 은닉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자금은 총 780억 원이다.

19일 경찰청 관계자는 “대구지방경찰청을 중심으로 조씨 일당이 숨겨 둔 자금을 찾는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사기 피해 자금을 찾을 때까지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조씨 일당의 은닉자금을 추적해 700여 개의 차명계좌에서 780억 원의 자금을 찾아냈다.

조씨 일당은 차명계좌로 이동된 자금을 다른 사업체에 투자하거나 전세자금 등 형태로 분산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발견한 자금 780억 원의 현 소유주를 설득해 법원에 변제공탁 형태로 맡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조씨는 전국에 10여 개 다단계 업체를 차린 뒤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낸다고 속여 2004년부터 5년간 피해자 3만 명을 상대로 투자금 3조 5000억여 원을 끌어들인 뒤 사기행각을 벌였다. 조씨는 사기가 드러날 것 같자 2008년 말 중국으로 밀항했다.

조씨의 은닉 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조씨로부터 수억 원대의 금품을 받는 등 연루된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51)는 경찰이 조씨 일당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또 조씨의 자금이 경찰관 3명과 중앙부처 공무원 1명, 지방자체단체 공무원 1명 등에게 유입된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 경찰관과 공무원은 모두 하위직으로 입금된 자금의 대가성 여부를 추후에 검증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조씨가 지난해 12월 18일 밤 한국에서 온 여자친구 등과 중국 칭다오 호텔 식당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신 후 급체를 호소해,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소재를 여전히 추적 중이다.

조씨가 사망한 호텔 관계자도 당시에 한국인 사망사고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조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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