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쯤이면 대선 후보들이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 공약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때다. 그러나 지금 대선 국면은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모든 이슈가 빨려 들어가는 양상이다. 단일화 협상의 물꼬가 트였지만, 유권자들은 지난 17일까지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공방을 지켜봐야만 했다.

더군다나 지금 정치권은 ‘정책대결’은 보이지 않고 정략만 난무한다는 지적에 직면했다. 야권 단일 후보가 결정된 이후 일대일 대결 구도로 갈 경우 네거티브 공세가 난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는 각 후보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비교할 TV 토론이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기이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이 공약을 차분히 살피고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은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오직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만이라는 셈법에 빠져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대선은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큰 축제로 꼽힌다. 결과만큼 절차와 과정도 중요하다. 따라서 현 정치권은 유권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장을 마련해야만 한다. 새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열망이 큰 만큼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 역시 이 나라의 장래를 이끌 지도자의 비전과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의 혜안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유권자 스스로 검증의 잣대를 세워 대선 후보자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후보의 자질과 함께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국가 운영의 비전, 실천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혜로운 선택에 나서길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