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부쩍 문제가 되고 있는 게 있으니 바로 의료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미스런 사건들이다. 얼마 전에는 신생아 앞에서 손가락욕을 한 간호조무사가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면, 이번엔 20대의 간호조무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면서 비방하는 내용을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부천시의 한 한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발기부전 환자의 처방기록 사진과 함께 “친구들 너희는 아직 팔팔하지? 늙어서 이러지 마라. 너무 안쓰러우면서 웃기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뿐 아니다. 지난 10월에는 치료 대기 환자들의 이름과 나이, 성별, 치료지시사항 등 개인 신상이 담긴 의료정보를 사진으로 찍어 올린 뒤 “그만 와 그만… 여기가 너희 집 안방이야? 힘드니까 그만 오라고”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우리 병원 오는 사람 대부분 정신병자인 듯”이라는 등의 비방글을 수차례 올리기도 했다. 그 밖에도 실명을 거론하며 환자 대우 해주면 감사해야지 트집을 잡는다며 욕설을 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A씨의 페이스북 내용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의료현장과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른바 ‘무개념’ 언행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이미 A씨에 대한 이른바 ‘신상털기’는 이뤄졌으며 A씨는 사건 이후 병원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것이 의료법에 저촉된다며, 최근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불거지는 데에는 우선 SNS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자신의 생각을 공개된 공간에 올리는 것에 찬반 논란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생각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혼자 알아야 할 일을 공개된 공간에 올린다든지 남을 비방하거나 질서를 흐리는 글을 올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문제는 비단 SNS의 부정적 영향뿐 아니라 의료인들이 의료행위를 하며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의료서비스를 실천해야 할 이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 사명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련의 이러한 사건들을 보며 무엇보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나 도덕성마저 결여된 요즘 세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그에 부합한 자질이나 능력이 필요한 것은 맞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성과 상식이 결여됐다면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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