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사정 악화 때문… 연간 1차례→ ‘상시’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기업의 자금 악화가 지속되자 금융당국이 ‘상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나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통해 상시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금융위기 이후 해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눠 한 차례 정기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구조조정 대상을 정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구조조정을 수시로 진행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기업 부실 확대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선제적인 신용위험 평가와 상시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그만큼 기업들의 상황이 나빠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9.7%로 지난해 같은 기간(18.6%)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액 순이익률로 역시 지난해 6.3%에서 올해 4.5%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이번 주부터 신용평가사와 함께 4개 점검반을 가동한다. 이들은 채권단이 엄밀하게 기업 신용위험을 평가했는지를 점검하게 된다.

금감원은 신용위험 평가 결과 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 ‘C등급’ 기업은 채권 회수보다 자금 지원이 먼저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워크아웃의 취지는 기업과 채권단이 손실을 나눠서 지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은행들이 지나치게 채권 회수에 몰두하면서 구조조정이 파행을 겪는 사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자금 사정이 더 힘든 중소기업은 은행들이 동산담보대출과 상생보증부대출을 늘려 자금을 공급하도록 했다. 또 동산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의 업력(業歷)과 신용등급 기준을 완화하고, 담보로 잡힐 수 있는 동산의 종류를 늘리도록 은행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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