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통령론으론 ‘역부족’ 평가 지배적

[천지일보=유영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거의 확실시 된 가운데 이에 맞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응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후보는 최근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이벤트”라고 평가절하하며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장 큰 쇄신”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의 대응 카드로 ‘여성 대통령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 회동 이후 박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JTBC와 리얼미터가 지난 9일 실시한 여론조사(성인 유권자 1500명 대상,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 포인트)에 따르면 박 후보는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에 모두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치권에선 박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대반전의 카드를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박 후보가 마치 10% 앞서 있는 것처럼 투쟁심 없이 너무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른 후보와 달리 주말 일정을 소화하지 않는가 하면 지난달 12일 당 중앙선대위 첫 회의 주재 후 회의에 불참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선대위 부위원장인 유승민 의원도 한 번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캠프 내에서 소통이 잘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김태호 선대위 공동의장이 “국민을 마치 홍어X 정도로만 생각하는”이란 막말로 구설수에 올라 박 후보의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 후보 캠프가 이 같은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야권 후보 단일화 대응방안으로 ‘무시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수록 단일화가 더 부각된다는 것이다. 결국 박 후보 진영은 의욕을 상실하고 상대 진영은 더욱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특히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세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를 했던 새누리당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에게 일임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비판할 때가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민생 행보를 적극 펼쳐야 한다”며 “그럼으로써 야권 후보 단일화가 정략적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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