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개신교계가 내년에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에 대한 엇갈린 시각차를 드러내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WCC가 지난 2009년 8월 말 스위스 제네바 본회의장에서 전체회의를 하는 모습. (사진출처: WCC 홈페이지)
내년 개최 앞두고 개신교계 여전히 파열음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내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WCC 10차 총회에 참석하는 공식 총회 대의원은 지난 2006년 열린 제9차 총회 때보다 7%가량 늘어 공식 총대만 760명이다.

또 세계교회에서 활동 중인 선교단체 관계자들을 비롯해 특수사역 단체 관계자 등을 포함하면 최대 5천 명 정도가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반 지역교회 교인들까지 합세한다면 총회 참석자는 최대 1만 명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WCC 회원교단은 아니지만 NCCK 소속 교단들도 참가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교회 대표들도 공식 대의원으로 참석한다는 점이다. 북한의 조선그리스도연맹은 과거 WCC 총회에 일반 게스트로 초청됐었지만 이번엔 공식 초청됐고 총회 순서도 맡게 된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도 참석한다. 지난 1998년 제8차 총회에는 닐슨 만델라 대통령이 참석했고, 2006년 제9차 총회에는 투투 주교가 참석한 바 있다.

주최 측은 이번 총회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아시아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초청할 예정이다.

한기총“ WCC 적그리스도·사단·이단” 규정
그러나 WCC 부산총회 개최를 앞두고 개신교계 내 보수와 진보 간 파열음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를 중심으로 예장합동, 고신, 기침 그 외 보수교단은 WCC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한기총은 WCC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기자회견, 성명서 발표, 관련 홍보 책자 발간, 동영상 제작 배포 등을 통해 WCC 저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기총은 지난달 19일 연 임원회에서는 WCC를 적 그리스도·사단·이단으로 규정하며 WCC를 지지하는 모든 단체를 친 WCC 옹호단체라고 했다.

특히 WCC 부산총회 유치를 찬성한 입장을 보인 예장통합을 이단 연루·친종교다원주의 교단·종교다원주의 옹호 교단으로 규정했다. 다만 WCC 2013 총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에 대해서는 이미 직위 사임 의사를 밝혔다면서 경고 처분하기로 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 목사도 그동안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온 WCC에 반대 입장을, 한기총에 대해서는 지지 성명을 일간지 광고로 실어 파장이 일었다.

조 목사는 지난 9월 25일 주요 일간지 광고로 ‘저의 신앙관을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조 목사는 성명에서 “요즘 WCC 문제가 한국교회 신앙의 혼선을 가져오고 저에게도 많은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WCC는 종교다원주의, 동성결혼 허용, 공산주의를 포용하며 다양성을 위장하는 혼합 종교 성향”이라고 WCC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에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조 목사 성명을 환영한다면서 보수·개혁주의 신앙을 가진 한국교회 교단들이 힘을 합쳐 WCC 대회가 무산될 때까지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기총을 비롯해 보수교단에서 WCC 반대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하면서 WCC의 성공적인 개최가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