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으로 인간이 성장하는 데 있어 그 환경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또한 유독 한국 사회에서 더 널리 쓰이고 있는 말로, 그만큼 교육열이 높은 나라임을 방증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자식이 공부하는 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자식 사랑도 도가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가뜩이나 교육 불평등이 만연한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재력가들이 온갖 편법을 이용해 자녀들을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어 위화감마저 조성하고 있다.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례를 찾아보니 대부분이 고위공직자, 재벌가, 의사 등으로 밝혀졌다. 아이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위장이혼을 하고 생판 모르는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은 물론이요, 세 번이나 국적을 옮겨 다니며 여권을 위조하는 등 현대판 맹모삼천지교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과연 무엇이 이들 학부모를 외국인학교에 열을 올리게 만들었는가.

이는 한국 교육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한국 교육의 현실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정권 따라 바뀌는 교육제도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좋은 대학, 좋은 성적 그리고 성적에만 국한된 사람들의 인식이다.

교육의 실질적인 목적은 성공이 아닌 인성이다. 먼저는 사람 됨됨이를 만들고 개개인이 모여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의 중요 역할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부모도 학교도, 사회도, 정부도 아이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외국인학교 입학 과정 등 잘못된 교육제도와 부모세대의 도덕불감증 등으로 인해 우리의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이 교육으로서 그 소기(所期)의 목적을 달성하는 그 날을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교육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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