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원전 7기 가동 중단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영광 원전 5·6호기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동절기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도 예상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영광 원전 5, 6호기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 10년간 원전부품납품업체 8곳이 품질보증서를 위조해 237개 품목, 7600여 개 제품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공급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점검을 위해 올해 말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국내 원전 23기 중 7기가 현재 고장 또는 정비로 가동을 멈춘 상태다.

문제는 다음 달까지 영광 원전 5, 6호기가 복구되지 못할 경우 올겨울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100만㎾급의 원전 2기가 동시에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70만㎾급 월성 원전 1호기도 가동이 중지됐다. 재가동 여부와 관련해선 오는 20일로 설계수명이 완료됨에 따라 잠정 중단과 관련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분간 가동이 중단될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산업계 강제 절전, 공공기관의 비상발전기 가동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마련해 이달 중순에는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선 다음 달부터 업종별로 차등을 둬 강제절전을 시행할 방침이다. 절전비율은 2011년 동절기 대비 10% 이하를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150만㎾의 예비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산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정유·조선처럼 24시간 연속공정이 필요하거나 조업 일정이 빡빡한 사업장에서는 차라리 과태료를 내는 편이 낫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력당국은 또 터키에서 15만㎾급 발전선을 임차하는 방안과 공공 기관의 비상용 자가 발전기를 의무 가동하는 방안 등도 추진키로 했다. 발전선이란 선박에 탑재된 발전기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장비로 천재지변이나 비상사태 시 주로 사용한다.

특히 올겨울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기록적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009년부터 전력 수요 패턴이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정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예상하는 동절기 예비전력은 11~12월 275만~540만㎾ 수준이다. 이후 내년 1~2월은 230만㎾로 급감할 전망이다. 실제 전력거래소가 회원사에 공지한 내년도 전력수급 전망을 보면 1월 전력공급 능력은 8125만㎾이며 최대전력 수요는 7913만㎾로 예비전력이 239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또한 영광 원전 5, 6호기가 연말 안에 재가동을 시작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것이다.

만약 정비가 마무리 되지 않는다면 1~2월 예비전력은 30만㎾밖에 남지 않게 된다.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지난해 9.15 블랙아웃 사태 당시 시행했던 순환정전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한편에서는 올 겨울 최대전력 수요가 8000만㎾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회 한국전력공사 국정감사에서 오영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5월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을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오 의원은 “올해 동절기 전력 최대수요가 8018만㎾로 예상된다”며 “몇몇 원전이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면 정전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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