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긴박하다. 소위 G2(세계 경제 2대 강국인 미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을 일컫는 말)라고 하는 세계 정상급의 두 나라의 지도자와 함께 지도체제가 이번 주 안에 결판이 나게 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세계 정치ㆍ경제ㆍ군사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해 오던 미국의 대선과, 제2의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18차 공산당 대회가 열리는 시점이다.

미 대선과는 다르게 중국은 이미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중국 군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시진핑이 주석 자리에 앉게 된다는 데 대해 미국은 진작부터 긴장해 온 게 사실이다. 이 두 나라의 지도자 선출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의 운명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유일한 초강대국의 자리를 지켜 왔으나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이후 지금까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며, 세계경제 리더십마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중국은 1978년 개혁ㆍ개방 정책 이후 ‘money’를 바탕으로 한 성장은 그칠 줄 모르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이 1.6배인데 비해 중국 경제 성장은 17배로 성장했다는 통계가 이를 잘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을 통해 얻은 재원은 특수분야 즉, 과학기술과 군사 분야에 집중적으로 쏟아 부은 결과, 곧 미국을 제치고 G2에서 G1으로 그 위치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바람대로 그렇게 될지라도 그 위상이 얼마만큼 존속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로 세계 2차대전이 낳은 산물 중에 하나가 있다면 바로 중국 공산주의 체제며, 개혁 개방과 함께 자유경제체제의 틀은 유지하고 있으나 세계질서 속에서 이 공산주의 체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는 앞으로 중국이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회의적인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중국 인구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한(漢)민족으로부터 늘 분리독립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56개 소수민족이 함께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소수민족 분리독립이라는 아킬레스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은 종교를 인정하지 않으며 나아가 종교를 박해하는 지구상에서 몇 안 가는 미개한 나라라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인류 공동의 가치에 역행하는 많은 악재와 요소들을 안은 채 세계 초강대국의 꿈과 미래를 기약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 봐지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많은 악재 가운데서도 특히 종교는 인류가 진보해 올 수 있었던 이유이며, 오늘의 신문화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며, 우리가 살아가야 할 가치를 깨닫게 한 절대적 대상이라는 점, 그리고 인류사를 볼 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배세력은 그 시대를 이끈 종교와 함께 신사조(新思潮)를 불러옴으로써 가능했다는 점은 충분한 교훈이 되고 있다.

종교를 부정하는 나라 중국은 곧 불확실한 미래를 짊어지고 가는 짐꾼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특히 중국의 대(大)중국 건설에 발목을 잡고 있는 민족은 바로 젊은 승려들의 분신사태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티베트일 것이다. 세계가 항시 주목하고 있는 티베트 사태는 티베트 민족의 분리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정책에 관심이 가 있기보다는 종교를 부정하고 평화를 부정하는 이념에 관심이 더 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한다.

다시 말해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즉, 종교를 포함한 자유와 평화에 역행하는 행위를 거듭함으로써 세계를 이끌 초강대국의 위상은 왠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과 다르지 않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지구촌(地球村)이란 말처럼 가까이 있다. 어느덧 더불어 사는 세상이 돼 버렸다는 얘기다. 다문화ㆍ다종교는 공공연한 현실이 돼 우리 옆에 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하루속히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편승함으로써 함께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동반자가 돼야 할 것이다.

이제 동북아의 중심국가인 한ㆍ중ㆍ일은 작금에 우려되는 민족주의와 우경화의 회귀(回歸)로부터 자중하며, 지금까지의 반목과 질시에서 탈피 상호 교류를 통해 화합과 상생함으로써 동북아는 물론 인류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함께 이루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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