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베이징시민 대비 서울시민의 중앙정부에 대한 불신이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창 중국 칭화대 인문사회 대학원장이 서울과 베이징 시민을 대상으로 중앙정부를 신뢰하는 정도를 물은 결과 서울시민 중 70%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베이징 시민은 이에 절반이 안 되는 32%가 중앙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중국은 특히 중앙보다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 교수는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베이징시민이 서울시민보다 높다”며 “반면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은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민은 시청, 구청, 동사무소 등 지방정부로 갈수록 신뢰도가 높아졌지만 베이징시민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이 컸다.
또한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묻는 조사에서도 베이징시민이 더 높게 나타났다. 베이징시민은 67%가 스스로 베이징시민임을 자랑스럽다고 답했지만 서울시민은 54%만이 서울시민임을 자랑스러워했다.
양국의 이미지를 묻는 문항에서는 서울시민이 중국의 이미지를 안 좋게 보는 비율이 베이징시민이 한국의 이미지를 안 좋게 보는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서울시민 57.8%가 중국문화가 한국 내에서 호의적이지 않게 수용되고 있다고 답했으며, 베이징시민은 82.4%가 한국문화가 중국 내에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를 받아들이려는 태도는 서울시민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은 52%가 중국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답했으며 50.4%는 중국어를 배운 적이 있거나 배우려 한다고 답했다. 또한 가족이나 친척의 자녀가 중국에 유학 가는 것을 장려한다고 답한 비율은 50.9%에 달했다. 반면 베이징시민은 같은 질문에 각각 47.6%, 31.5%, 42.5%만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한 교수는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부정적 인상은 중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며 “상호 인적교류 횟수가 증가할수록 상대에 관한 관심과 이미지가 현저히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지난 7~8월 서울시민과 베이징시민 각각 512명과 5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