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만 수십 배 이익… 자영업 점주는 적자 허덕
공정위, 연내 영업거리 제한 등 강력규제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최대 프랜차이즈업종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본사에서 이익 늘리기에만 급급하다보니 편의점 수를 지나치게 늘려서 점포당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최대 편의점 체인인 CU(옛 훼미리마트)의 점포당 매출액은 2008년 5억 4389만 원에서 지난해 5억 원을 갓 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GS25의 점포당 매출액도 2008년 5억 6109만 원에서 지난해 5억 2143만 원으로 줄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는 2008년 5억 2314만 원이었던 매출이 5억 원도 채 못 되는 수준으로 떨어져 2010년 4억 7067만 원을 기록했다. 2년 새 무려 5천만 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2009년 5억 4142만 원이던 미니스톱의 점포당 매출액도 지난해 5억 원 이하로 떨어졌다.

각종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줄면서 적자 점포가 늘고 있다. 실제로 신용보증기금의 분석 결과 전체 편의점 중 휴·폐업하거나 은행에서 빌린 대출의 원금·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부실 편의점 비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10년 말 4.6%, 지난해 말 4.8%였던 편의점 부실률은 올해 1분기 말 8.7%, 2분기 말 8.8%, 8월 말 9.5%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편의점 수가 급격히 늘어나 부실률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 2006년 말 9928개로 1만 개에 지나지 않았던 편의점 수는 2007년 말 1만 1056개, 2009년 1만 4130개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말 2만 개를 돌파해 2만 1221개에 달했다.

연도별 신규 점포 수는 2009년 1645개에서 2010년 2807개, 지난해 4284개로 매년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났다.

편의점주들이 매출 감소에 시달리며 점포 문까지 닫는 한계 상황에 내몰린 반면 편의점 본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비지에프리테일은 2006년 290억 원이었던 순이익이 지난해 774억 원으로 급증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순익도 같은 기간 414억 원에서 934억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세븐일레븐 브랜드의 코리아세븐은 2006년 10억 원이었던 순익이 50배로 늘어 지난해 510억 원에 달했다. 한국미니스톱도 같은 기간 순익이 5배가량 늘어 지난해 114억 원을 기록했다.

4대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순이익이 2006년 총 699억 원에서 지난해 2552억 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편의점의 과잉팽창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는 공정위는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공정위는 편의점 간 영업거리를 제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올해 안에 만들어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편의점 본사의 불공정행위도 철저히 단속·제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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