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농촌사랑 나눔 봉사 한마당’이라는 주제로 창립 6주년 기념 대법회를 열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나눔 6년 동안 각종 기록 세운 108산사순례기도회
72곳 전국 사찰 누비며 2500여 가마 보시… 35만 명 순례 동참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올 들어 첫 겨울날씨를 보인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한복판에서 불교 법어가 울려 퍼졌다.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1만여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스님과 신도들이 일제히 땅에 엎드려 큰 절을 하고 엎드린 자세에서 양 손을 귀 위로 들어 올렸다 내린 후 일어나서 다시 절을 했다. 이렇게 절을 하기를 108번. 사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이 광경은 광장을 지나던 시민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기에 충분했다.

전국 사찰을 돌며 대규모 신행(信行)활동을 펼쳐온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의 창립 6주년을 맞아 대규모 법회가 열린 것이다.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이끌고 있는 서울 도선사 주지 선묵 혜자스님은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원력으로 출발한 순례단이 첫발을 내딛은 지 벌써 6년이 됐다”면서 “지나온 6년은 참으로 보람있고 가슴 벅찬 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순례도 반환점을 돌아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처음 출발할 때 다짐했던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정신을 바르게 실천해 나간다면 앞으로의 일정도 무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정신은 자신도 이롭게 하면서 타인도 이롭게 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지난 6년 동안 순례 여정을 펼쳐오면서 다양한 진기록도 세웠다. 지난 2006년 영축산 통도사를 시작으로 지난달 청도 운문사 순례까지 매월 빠짐없이 전국을 누빈 사찰이 모두 72곳이다.

그동안 35만 명 정도가 순례에 동참해 2500여 가마의 쌀을 어려운 이웃과 사찰을 위해 보시했다. 전국 방방 곳곳의 산사로 인도해준 버스만 해도 6천여 대나 된다.

순례단 초창기 회원인 박영해(75, 여) 씨는 “어떤 종교든 실천이 어렵지 않냐”면서 “순례단에 동참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일을 하게 되니까 심신도 맑아진다. 그래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원중(63, 남) 씨도 “순례단이 한 번 갈 때마다 몇 천 명씩 된다”면서 “나 개인은 작은 나눔이지만 이것이 모아져 큰 나눔이 돼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돼 뿌듯하다”고 전했다.

▲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농촌사랑 나눔 봉사 한마당’이라는 주제로 창립 6주년 기념 대법회를 열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특히 순례단은 농촌사랑봉사단을 발족, 사찰을 방문할 때마다 농어촌 직거래 장터를 열어 도시와 농촌 간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 방문 지역의 군 장병들에게 간식거리 초코파이도 전달했다. 현재까지 군 장병에게 보시한 초코파이가 3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08장학금, 108효행상, 108약사여래보시상(의료비 지원), 환경사랑 실천 운동, 북한동포돕기 공양미 300석 모으기 운동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 108인연 맺기를 통해 멘토가 된 양어머니와 딸은 서로 전화나 편지를 주고받으며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더불어 한국에 시집온 외국인 여성들의 고향보내기에도 힘쓰고 있다.

이처럼 순례단이 거둔 성과를 격려하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날 법회에 참석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역사적으로 불교는 나라가 어려울 때 호국의지를 심어줬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 사람들의 마음을 바로잡아뒀듯, 이제 우리 불교도 문화포교, 나눔 실천 등으로 어두운 곳을 밝히고 소외된 이웃들을 보살피는 활동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례단이) 이 같은 뜻을 잘 실천하는 단체임이 증명돼 많은 단체들이 벤치마킹할 만큼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심(佛心)을 잡기 위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대신해 주호영 의원, 안철수 대통령 후보 정연순 대변인 등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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