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강렬한 색의 번짐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김미경 작가가 오는 11월 1일부터 10일간 개인전을 펼친다. (사진제공: 박영덕화랑)

‘작업 방식’ ‘색의 사용법’ 두 가지 관점 포인트 제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지난 20여 년간 특유의 다채롭고 강렬한 색감과 형체로 자연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표현해 온 작가 김미경이 오는 11월 1~10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강렬한 원색과 거친 갈 필을 통해 자연을 화폭에 담아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더욱 정제된 색감과 공간감으로 ‘Symphony of the Spirit’ 시리즈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만의 자유로움과 열정, 더 나아가 뭉클함, 설렘, 가슴 벅참 등의 감정까지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색’을 통해 작가 고유의 절대미와 열정을 묵묵하고도 확고하게 담아내는 이번 전시는 ‘작업 방식’과 ‘색의 사용법’이라는 두 가지 관점 포인트를 제시한다.

김미경의 작품에 다른 작품들과 차별돼 보이는 첫 번째 관점 포인트는 일명 ‘시간차 공격’ 작업 방식이다.

작가는 캔버스를 바닥에 눕히고 그 위에 물감을 부은 후 붓을 쓰지 않고 경사면의 각을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퍼져 나가는 물감의 자취를 만든다. 색깔마다 밀도가 조금씩 다른 물감이 털펜타인 등과 함께 겹겹이 쌓이는데, 작가는 이를 ‘시간차 공격’이라고 부른다.

그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성질과 상태가 다른 것들끼리 서로 흡수하고 밀치면서 파열음과 조화가 공존하는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냈다. 이는 무엇을 그리는 행위가 아니라 어떤 상황을 극적으로 연출하고, 물리적인 법칙의 인과관계를 시각화한 것이다.

김미경 전시의 두 번째 관점 포인트는 작가만의 색 사용과 감정이다. 그동안 김 작가는 강렬한 원색의 물결, 거친 호흡의 갈필,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의 색 사용은 우연한 기회에서 시작됐다. 김 작가는 “강릉에서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시골 길에서 인상 깊은 광경을 목격했다. 파란 하늘에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분홍색 감을 보고 예쁜 나머지 그 감흥을 못잊어 색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자연의 고운 빛에 느낀 연민과 정이 고스란히 색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후 그는 색깔과 변주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이 주는 설렘과 가슴 벅참, 희열 등 고조된 정서를 표현하고자 했다.

안동대 미술학과 서성록 교수는 “그(김미경)의 그림을 보면 어느 한구석 소홀한 데가 없다. 공간을 점유하는 색채와 그 주위의 바탕이 잘 어우러져 있을 뿐만 아니라 표정도 말쑥하다. 또 주위 공간은 색채를 떠받치고 바탕 색깔은 액체와 같은 색채 덩어리를 어질게 감싸 안는다. 산과 하늘이 하나가 되고 바람과 나무가 하나가 되듯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손을 내밀며 품앗이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미경은 홍익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Pratt Institute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1988년 이후로 국내외 30차례가 넘는 개인전과 240여 차례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5년부터는 박영덕화랑 등을 통해 쾰른아트페어, 아르코, 시카고 아트페어 등 세계 유수 국제아트페어에 참가, 좋은 성과를 거두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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