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더해가는 ‘묻지마 범죄’가 사회를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이른바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27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박모 씨는 26일 오후 10시 30분쯤 부산 연산동에서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이모 씨에게 갑자기 흉기를 목에 들이댔고, 때마침 약속 장소에 나타난 남자친구가 이를 저지하자 몸싸움을 벌이며 가지고 있던 흉기로 수차례 찔러 중상을 입혔다. 마약에 의한 환각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외에도 비슷한 시기 환각상태에서 파출소에 들어가 ‘다 죽여버리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사건, 자신이 사는 빌라 입구에서 자위행위를 한 사람 등의 사건이 연이어 보도됐다.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며 사망 사태까지 불러일으킨 프로포폴 사용에 대한 이야기도 끊이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 이 또한 생명경시 풍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잠시의 쾌락, 현실도피를 위해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는 이런 현상은 결코 이해될 수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다. 더욱이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마약 사범과 같은 경우, 분명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마약과 같은 경우 재범 확률이 높은 만큼 이들의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말이다.

얼마 전에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여성과 부딪쳐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남성의 이야기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선택이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자살과 마약 중독은 본인은 물론 남은 가족들과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는 만큼 이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정부와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먼저는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는 각박한 세상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돌아보며 대화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일등만을 외치고, 최고만을 치켜세우는 사회가 아닌 사람다움, 인간다움에 박수를 보낼 줄 아는 사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사회성이 결여되면 인간 또한 그저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성이 있고,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기에 인간이라 불리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이 사회가 이성도 없고, 서로 공존할 줄 모르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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