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무진도 모르게 진행, 낙찰 과정 의문
SK “中企와 상생차원서 사업권이양 검토중”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SK네트웍스가 교복사업인 ‘스마트 사업부’ 매각을 비밀리에 재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교복사업 매각설을 극구 부인한 지 4개월여 만이다.

25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마트 사업부’ 매각은 거의 완료단계이며, 이미 인수 업체와 가계약을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는 지분인수 방식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업체는 현재 부산지역 교복총판을 맡고 있는 사업체다. 인수금액은 약 150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매각설이 나왔을 때 알려졌던 인수 금액보다 무려 100억 원 정도가 감액된 수치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에도 교복사업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스마트 인수가는 25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었지만 갑자기 최태원 회장이 개입하면서 무산됐다. 올여름 한차례 매각설이 더 돌았지만 SK네트웍스는 이를 부인했다.

그리고 4개월 만에 매각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인수는 SK네트웍스가 지난 11일경 인수자와 가계약을 마치기 전까지 스마트 사업부 실무급 직원들도 모르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업계에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SK네트웍스는 교복 대리점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에 나섰다. 우선 지난주 전라도 지역의 본사직할점을 포함해 20여 개 교복 대리점 대표들과 상담을 진행했고, 23일에는 서울 16개 대리점 중 14개 대표들과 면담을 마쳤다. 서울지점 면담은 건대입구에 있는 성수 임시사무실에서 30분 간격으로 조용히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면담을 통해 현재까지의 진행사항을 공지하고 본사의 결정에 따라줄 것을 요구했으며, 10월 안으로 매각을 마무리 지을 것을 시사하면서 지난해 매각을 진행했을 때와는 달리 대리점주들의 채권을 탕감해주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 같은 SK네트웍스의 스마트 사업 매각 진행 과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추진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매각 사실이 관련 사업 실무진도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점이나,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지분을 넘긴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업체들의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관련 업계 고위 관계자는 “특히 다른 재정적인 여력이 있는 많은 업체를 제쳐놓고, 부산총판 사장이 인수자로 낙찰된 점도 석연찮다”며 “교복사업의 경우에는 대리점과의 법정 소송도 걸려있는 상황에서 비밀리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매각을 추진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본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사회적 기대 차원에서 사업권을 양도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SK본사가 매각 후에도 지분을 유지한다는 얘기나, 매각 금액 등 의혹은 모두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스마트’ 교복사업은 SK그룹의 모태인 SK네트웍스(전신 선경직물)가 1970년부터 시작한 모태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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