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지식 습득의 창고 헌책방
나눔과 보존으로 가치 지켜야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우리의 추억을 담고 있는 헌책은 문화와 역사를 전해주는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헌책이 활발히 유통되던 과거와 달리 헌책방은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헌책방의 가치와 헌책 보존 대안에 대해 오영식 근대서지학회 총무(현 보성고등학교 국어교사)에게 들어봤다.

오늘날 헌책방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예전 헌책방은 필수불가결한 곳이었다.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매체가 책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에는 중요한 책을 구하는 게 만만치 않았기에 한 바퀴 유통된 책이라도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그것이 유통되는 헌책방은 매우 의미가 있다. 이 점은 오늘날에도 해당한다고 여겨진다.

헌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헌책’을 통해서도 모두 얻을 수 있다. 다만 헌 것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인데, 긍정적 측면을 부각해 말한다면 ‘나눔’이라 할 수 있다. 나 혼자만 보고 없애지 않고 이웃과 나눠 보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 여겨진다. 더불어 잊혀가는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계기가 될 것이다.

헌책은 서지학적으로도 중요한 자산이 되지 않는가.

과거 우리 선조의 기록 관련 활동은 가히 세계적이었다. 그러나 근대 이후 굴곡진 근대사의 비극 때문에 자료를 만들어내고 보관, 관리해 후대에 물려주는 일은 소홀했다.

헌책의 소중함은 프랑스에서 돌려받은 의궤 사건으로 충분히 증명됐다. 여기에서 조선시대 이전의 헌책은 차치하고, 서유견문부터 시작된 근대서적의 보존, 관리가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은 곳의 헌책방이 문을 닫고 있다. 또 헌책 유지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요즘 부분적으로 재판본 또는 복각본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출판사의 자선사업 의지에 달린 것이 현실이다. 의향 있는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정부기관에서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백석의 시집 ‘사슴’의 경우는 100부밖에 찍지 않아 윤동주조차도 필사해서 소장하고 있었다. 그런 책을 시범적으로 복가하는 것은 중요한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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