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교사라서 행복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고개 끄덕일 교사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학교 가는 게 즐겁니?”라고 물었을 때, 환하게 웃는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교실 속 교사들의 얼굴은 어둡고, 아이들 또한 수업이 즐겁지 않다. 그 가운데 교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배우는 목적과 의미를 잃고 수업을 거절하는 아이들이다.

이에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대표 손우정 교수는 교실에서 무력감을 호소하는 교사를 위해 교사와 학생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수업 철학과 방법을 다룬 <배움의 공동체>를 펴냈다.

‘배움의 공동체’는 세계적인 교육학자인 도쿄대학교의 사토 마나부 명예교수가 창시한 교육 혁신 철학이자 방법론으로, 그의 제자인 손우정 교수는 지난 10년간 전국의 수많은 초.중.고등학교 현장에 ‘배움의 공동체’를 전파해 왔다. 배움의 공동체에서는 교실을 모든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생각하는 공공성, 교사‧학생‧학부모가 고유의 역할과 책임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민주주의, 교사와 학생 스스로 최고를 추구하는 탁월성을 바탕으로 함께 배우며 더 나은 수업을 만들어간다.

이처럼 손우정 교수는 수많은 수업을 직접 관찰, 분석한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실천적 수업을 디자인함으로써 교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과 ‘전문가’라는 자긍심을 회복시키며, 현장 교사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에서는 배움의 공동체의 철학과 그 효과를 소개한다. 교사가 학생을 믿고 기다리면 아이들은 배움을 포기하지 않음을 감동적인 사례를 통해서 보여준다. 2장에서는 아이들의 배움을 되살리는 교사의 말과 행동, 교재‧교과서를 활용한 수업 디자인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또한 동료 교사들과 협동하여 일상의 수업을 관찰하고 기록하여 그를 통해 전문가로 거듭나는 법을 들려준다. 3장에서는 배움의 공동체에 기초하여 초중고등학교에서 실제로 실행하고 있는 수업 활동지를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수업에 보다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장곡중, 삼정중, 호평중, 흥덕고 등 배움의 공동체 철학과 수업 방식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가고 있는 국내 학교 사례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과열 경쟁과 인성 교육 부재 등으로 교육 위기론이 심각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배움의 공동체는 그 대안으로써 놀라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던 학생들이 친구와 서로 배움으로써 학력이 향상되어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면서 욕설, 폭력이 줄었다. 학생을 포기했던 교사가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동료 교사와 함께 ‘배움’을 중심에 둔 수업을 연구하며 자신의 수업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처럼 감동적인 사례를 친근한 화법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고 있다.

또한 풍부한 수업 임상을 통해 아이들이 배움에 능동적임을 증명하며, ‘수준별 수업이 성적을 올린다’는 입시 중심의 교육법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깨고 있다. 대화를 통한 아이들의 배움을 살리는 수업, 일상생활 소재와 교재를 접목한 살아 있는 수업 등 교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준다.

이 책은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시점에 교사뿐 아니라 교육 관련자에게 인성과 지식 교육을 함께 추구하는 수업 혁신 노하우를 알려준다. 나아가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이 서로 근원적인 믿음을 회복하여 각자의 역할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가는 데 든든한 가이드북이 되어 줄 것이다.

손우정 지음 / 해냄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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