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과 20일은 대한민국의 위상이 국내외에 유감없이 발휘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먼저 19일은 유엔의 최고위 의사결정기구인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진출에 성공한 날이다. 1991년 북한과 함께 유엔 동시가입 후 두 번째 안보리 진출이다.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과 함께 대륙별로 할당된 비상임이사국인 10개 나라는 2년간 실질적인 안보리를 이끌어 가게 된다.

안보리 진출로 인해 국제적 경제제재와 분쟁해결을 위한 무력개입 등 유엔의 핵심기구로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북 제재를 비롯한 대북 관계는 물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이면서도 적절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어찌 보면 안보리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북 억지력은 확보됐다는 평가다.

특히 작금의 주요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과거사․영토문제 등 주변국과의 갈등을 풀어가는 데 있어서도 주도적 역할이 가능해졌으며, 인도적 차원에서도 너무나 중하고 시급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던 시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내전과 기아 대책 등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또 다음 날인 20일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차 유엔녹색기후기금(GCF) 이사회 직후 브리핑에서는 GCF 사무국 유치장소로 송도가 결정되는 쾌거가 있었다.

유엔녹색기후기금(GCF)이란 2020년까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원으로 매년 1000억 달러를 담당하게 되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 유치효과로 “쉽게 생각하면 대형글로벌 기업 하나가 우리나라에 새로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으며, 또 일부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100배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는 연간 120회 이상 열리는 각종 국제회의로 인한 국제적 인적 동원과 교류는 물론 기후변화와 관계기관의 전문가를 통한 전문성 향상을 가져오게 되므로 결국 서비스 산업의 확충과 미래 산업의 무한한 지식의 인프라를 넓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래산업인 녹색산업을 위해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녹색성장기술센타(GTC)와 더불어 녹색성장 관련 지식과 기술 그리고 자금의 3요소 간 협력체제가 구축됐다는 전망과 함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시대적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 어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공동의 숙제인 기후변화에 대한 해답을 대한민국 송도에서 풀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세계 국제기구가 몰려 있는 미국의 뉴욕과 스위스 등 유럽으로부터 이제 그 유치 장소가 대한민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은 획기적인 사건이다.

이러한 일련의 쾌거의 연장선에서 생각해 볼 게 있다. 세계의 대통령인 유엔사무총장을 우리는 2006년에 배출했고, 반기문 총장의 괄목할 만한 활동은 영향력과 명성으로 자리매김해 세계는 그를 놔주지 않아 지금 연임 중에 있다. 그뿐인가. 한국계 미국인 출신의 의사 김용, 그는 아시아인 최초로 지난 4월 16일 세계은행(WB) 총재로 선출돼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겸손해져야 할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과 그 위상은 결코 우리의 힘만으로 이룩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동족상잔의 비극이 안겨준 것은 잿더미 그 자체였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북한보다 못사는 나라로 세계에서 못살기로 뒤에서 두 번째의 기록을 가졌던 나라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분명 우리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세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사실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위상과 함께 부여된 권한만 있는 게 아니라 책임과 의무가 반드시 수반된다는 점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커가는 대한민국의 위상만큼이나 걸맞는 국민과 지도자의 의식이다. 역사적으로 유전돼 내려온 피해의식, 대국(大國)에 늘 굽신거리던 사대주의, 일제 강점기를 만나 본의 아니게 형성된 식민사관, 불필요한 민족주의로 인해 발생된 이기주의와 함께 나타나는 국수주의 등은 털어버려야 할 구시대적 유물이다.

새 시대 백성과 지도자가 가져야 할 의식과 가치관은 적어도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분명한 원칙과 함께 단호함과 포용력을 겸비한 대국의 기질을 회복해야만 한다.

세계는 지금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세계 성인(聖人)과 석학(碩學)들은 지금 극동지역에서 인류를 개혁할 민족이 나타날 것이라 고대하고 있으며, 나아가 인류를 개혁할 근원이 되는 것은 바로 종교의 힘에서 비롯된다고 호언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민족은 중국도 일본도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예나 지금이나 종교를 인정하지 않으며, 일본은 종교가 있어도 바다의 온갖 잡신이 가득한 나라이며, 오직 대한민국만이 유구한 역사와 함께 종교를 인정해 왔으며, 그 종교 또한 하늘을 의지하고 하늘의 뜻에 순응하며 살아 온 하늘문화민족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늘의 궁극적 이념인 인류 평화와 번영이라는 막중한 사명 즉, 홍익인간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적 과업을 이루는 것이요 인류에 보응(報應)하는 것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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