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요 네스뵈의 베스트셀러 <스노우맨>의 후속작이다. 작품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1997년 <배트맨 The Bat Man>으로 시작돼 최신작 <유령 The Phantom>에 이르기까지 모두 9권이 출간된 ‘해리 홀레 시리즈’. 이 시리즈를 통해 작가 요 네스뵈는 핀란드와 덴마크 등지에서 최우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고 대거상과 임팩 더블린 문학상, 에드거상 등 세계적인 문학상에도 다수 노미네이트되며 북유럽문학 붐의 선두에 섰다. 외국 문학에 인색한 영미권 독자들은 물론 시리즈물은 팔리지 않는다는 공식이 지배하던 한국 독자들에게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작가 스스로 ‘가장 길고 복잡한 해리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는 여덟 번째 작품 <레오파드>는 해리 홀레라는 인물에 보다 집중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소설은 잔혹한 살해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둠 속에 홀로 남은 여자. 그녀의 입에는 눈물처럼 짠맛이 나는 금속 공이 들어 있다. 공에서 튀어나온, 용수철이 연결된 안테나 같은 것들이 입안을 가득 짓눌러 공을 빼낼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된 그녀는 자신의 입 밖으로 삐죽 나온 줄을 더듬어 쥔다. 여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줄을 당길 것인가, 말 것인가. 이윽고 선택지는 하나로 좁혀지고 그녀는 절망 속에서 끈을 당긴다. 그 순간, 스물네 개의 바늘이 그녀의 생명을 빼앗는다.

이야기는 지구를 반 바퀴 돌아 홍콩의 뒷골목으로 옮겨간다. 오슬로 경찰청에 사표를 던지고 떠난 전설의 형사 해리 홀레가 숨어 사는 곳이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마주보지 못한 채 자기 자신을 집요하게 망가뜨리는 그의 방에 오슬로의 형사가 찾아와 노르웨이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이야기한다. 어디에서도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사인은 그들 자신의 피로 인한 익사라는 것.

그리고 해리의 아버지가 투병중이며 매우 위독하다는 것도. “안 돌아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작정이야” 이렇게 선언한 자신을 다시 돌아가게 만든 것이 혈연의 끈인지,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인지 알지 못한 채 해리는 오슬로행을 택한다. 그러나 수사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해리는 보이지 않는 적의가 자신을 뒤쫓고 있음을 느낀다. 이윽고 해리는 체포돼 죽어가는 ‘스노우맨’을 찾아 조언을 구하는데….

요 네스뵈 지음 / 비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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