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의원이 아니라 마치 학교 같은 모습이었다. 지난달 20일 ‘학급치료실’이라는 현판이 붙여진 곳을 들어가니 교실처럼 꾸며진 진료실에 칠판과 교탁, 환부사진을 볼 수 있는 큰 TV가 놓여 있고 환자들이 그 앞에 둘러 앉아 있었다. 프리허그 박건 원장의 진료실 안에는 보호자와 환자가 쉴 수 있는 안락의자가 놓여 있었다. 침을 맞으면서 강의를 듣는 환자도 있었다.

5명의 의료진이 함께 생활하는 이곳은 종합병원의 의국(醫局)같았다. 의료진은 진료를 마치고 독립적인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기도 할 듯하지만, 이들은 끊임없이 토론하고 공부했다.

이곳에 있는 의사들은 “아토피는 환경·유전·스트레스·식이습관 등 원인이 많다”며 “끊임없는 연구와 환자들에 맞는 치료법과 약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아토피를 앓는 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GMS(Group medical session) 진료가 유명하다. GMS진료는 아토피환자를 그룹으로 묶어 치료경과를 함께 공유하는 형식이다. 환자들은 GMS에 대해 “새로운 진료”라고 말했다.

GMS에 참여한 조은혜(가명, 36, 여) 씨는 “내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며 “아이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먹인 음식과 생활습관들이 모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이효은(31, 여, 서울시 서초동 서초구) 씨는 “모르는 사람에게 나를 공개하는 낯선 방식이 처음에는 생소하고 불편했다”며 “하지만 그룹 내에서 같이 응원해주고, 증상이 심할 때는 모두 안타까워해줘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진료시간 내에도 환자와 환자, 환자와 의료진 간에 끊임없는 대화가 지속됐다.

박 원장은 GMS진료를 통해 강의 형식으로 환자들과 소통하며 치료를 이끌어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토피는 지금 당장 치료가 잘 되었다고 해서 완치가 됐다고 말할 수 없다”며 “의사가 약만 처방하고 환자들의 사후 관리를 고민하지 않는 것은 반쪽짜리 치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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