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성공시 9000만명 품은 ‘공룡 통신사’로 변신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일본 통신사업자인 ‘소프트뱅크’가 미국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인수에 성공할 경우 9000만 명의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한 거대 통신사가 출연하게 된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기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스프린트도 이날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프트뱅크 측과 지분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분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

한국계 기업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약 1조 8000억 엔(약 25조 원)을 투자해 이 회사의 약 70%의 지분을 사들일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신문이 보도했다.

스프린트는 미국의 3위 통신사업자로서,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무선 광대역 서비스를 하는 미국의 ‘클리어와이어’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린트는 이미 클리어와이어의 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인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업계의 분석이 엇갈렸다.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 두 회사 모두 ▲클리어와이어에 관심이 많았다는 점 ▲애플의 아이폰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 ▲4세대 통신 규격인 LTE(롱텀에볼루션) 대응을 서두르고 있는 점 등이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선택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일본 통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내수의 한계를 느낀 소프트뱅크로서는 미국 진출 선택이 필연적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인수를 놓고 최근 미국과 일본의 통신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몸집 불리기’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소프트뱅크는 1주일 전에 일본의 4위 통신사업자이자 경쟁자인 e액세스를 거액 1800억 엔을 주고 인수했다. 이로 인해 소프트뱅크는 일본 통신시장에서 LTE(롱텀에볼루션) 네트워크 기지국을 50% 이상 추가했고 2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어떤 이유에서든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면 9000만 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한 거대한 몸집을 갖게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뱅크가 미국 당국에 스프린트 인수와 관련한 승인을 받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 큰 장애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4위 통신사업자이자 도이치 텔레콤의 산하기업인 ‘T모바일’이 자국 5위 업체인 ‘메트로PCS’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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