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당의 권위·위력 떨치자"…당 정상화 부각 주력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처음 맞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10일) 행사를 비교적 조용하게 치렀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0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등 군 고위간부를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 말고는 눈에 띄는 대규모 경축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김정은 체제가 당의 위상이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당 창건 행사를 크게 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평가된다.

북한은 5년이나 10년 단위의 이른바 `꺾어지는 해'의 경우 당 창건 기념일에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벌였지만 올해가 67주년 기념일인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꺾어지는 해'가 아닐 경우 당 창건 기념행사로 연회, 경축공연 등을 해왔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에는 대규모 불꽃놀이 행사인 `축포야회'가 있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지난 4월 당 대표자회에서 이미 당 조직의 개편과 인사를 마무리한데다 올해 수해 복구에 동원된 주민의 피로감 등을 감안해 창건 기념행사를 예년 수준으로 평범하게 치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당 창건 행사는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올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처음 맞는 기념일인 만큼 최고 지도자를 부각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날 김 제1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통 당 창건 기념일에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된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이른바 `백두혈통'임을 강조해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9일에는 최근 새로 단장한 평양 만경대유희장과 대성산유희장의 준공식이 열렸는데 북한 매체는 놀이공원이 김 제1위원장의 영도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같은 날 북한이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에 김정일 훈장을 수여하고 지난 6일 인민보안대학을 김정일인민보안대학으로 개명한 것도 최고 지도자를 부각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노동당의 권위를 높이려는 선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우리 당을 위대한 김일성, 김정일 동지의 당으로 영원히 빛내여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고 "우리는 오늘 총공격전에서 일단 결심하면 못해낸 일이 없는 우리 당의 높은 권위와 위력을 떨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무조건 집행하는 투철한 혁명정신, 완강한 투쟁기풍을 지녀야 한다"며 "당 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고리는 김정일 애국주의를 당건설과 활동에 철저히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기남 당비서는 지난 7일 김정일 위원장의 당 총비서 추대 15주년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해 "당조직들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높이는 것은 사회주의 강성국가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위력한 담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이 당의 권위와 사업 개선, 조직의 역할 등을 언급한 것은 당을 체제 운영의 중심에 놓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교수는 이와 관련해 "김정은 체제가 당 기능의 정상화에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